3위社 살리는 상생 포석
부품거래선 보호 의지도
팬택, 자금난 해소 숨통
팬택 창업주인 박병엽 부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목숨을 걸고 1000억~2000억원의 외부 투자자금을 유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삼성전자에서 53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업계 경쟁사인 팬택에 530억원을 투자해 자금 지원에 나선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 왜 경쟁사 지원?
업계에서는 삼성 LG 팬택으로 이뤄진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의 ‘3강 구도’를 유지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팬택이 쓰러지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의 독점적 지배 구조가 여실히 드러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삼성은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6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10% 초반대 점유율의 팬택이 사라지면 팬택 점유율은 삼성이 가져올 공산이 크다”며 “스마트폰 시장에서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 정부에서 이런저런 규제에 나설 수도 있는 상황이라 삼성 입장에서도 ‘3강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이 팬택을 인수할 의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투자액(530억원)을 팬택 지분율 10%에 맞춰 3대 주주에 머무른 것도 ‘인수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거래처 보호’ 측면도 작용했다. 팬택은 삼성 그룹 계열사 간 거래를 제외하면 삼성의 가장 큰 부품 거래처다. 팬택이 지난해 삼성전자·전기·SDI 등에서 사들인 액정표시장치(LCD), 배터리, 인쇄회로기판(PCB) 등 부품은 2353억원어치다. 지난 5년간 8116억원어치의 부품을 구매했다.
박 부회장은 2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투자를 제안한 뒤 삼성이 생각 외로 한국 휴대폰 산업에 대한 강한 책임의식을 갖고 있는 걸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수십개 전자회사 중 국내에 살아남은 건 달랑 세 곳”이라며 “팬택은 경쟁사이기도 하지만 큰 틀에선 없어지면 안 될 수요처”라고 설명했다. 박 부회장은 “팬택은 제품력 면에선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삼성에도 우리 같은 회사가 살아 남아 건강한 견제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팬택 살아날까
한때 국내에서 대표적인 ‘제조 벤처 성공신화’로 불렸던 팬택은 2006년 불어닥친 모토로라 레이저 열풍과 국내외 금융환경 악화로 2007년 4월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갔다. 2011년 말 워크아웃을 졸업한 팬택은 서울 상암동 DMC팬택빌딩을 2000억원에 매각하는 구조조정과 베가레이서 등 신제품 출시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17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1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결국 지난해 5년 만에 726억원의 적자를 내며 자금난에 부딪쳤다.
스마트폰 시장이 기술력이나 제품 품질보다는 브랜드에 좌우되고 있는 상황에서 팬택은 외부 투자자금을 수혈받아 마케팅과 연구개발(R&D)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 브랜드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업계 최고 기업인 삼성이 팬택에 대한 투자를 결정한 만큼 앞으로 자금 수혈은 좀 더 쉬워질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한 제조업계 관계자는 “팬택이 충분한 ‘실탄’을 확보하면 앞으로 국내 시장에서 LG전자와의 ‘2위 쟁탈전’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팬택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의 판로도 개척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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