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로 낙폭 컸던 車·건설주 담아
뱅가드 매도 막바지 매수 확대 기대
국내 주식시장 수급의 키를 쥔 외국인이 나흘째 ‘사자’에 나섰다. 이 영향으로 코스피지수는 2000선 회복을 목전에 뒀다. 외국인이 ‘매수’로 확 돌아섰다고 보기엔 이른 감이 있지만, 지지부진한 증시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모멘텀은 될 전망이다.
○코스피 2000 재돌파 시도
22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2.74포인트(0.64%) 오른 1993.83으로 마감, 사흘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추가로 0.3% 이상 오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 3월 말 이후 두 달 만에 2000선을 다시 회복하게 된다.
이날 ‘현대차 3인방’으로 불리는 현대차(1.76%) 현대모비스(3.11%) 기아차(4.58%)와 삼성엔지니어링(4.43%) 등 낙폭이 컸던 업종과 종목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1.14%) SK하이닉스(2.29%) 등 대형 정보기술(IT)주도 강세였다.
지지부진한 시장에서 ‘틈새종목’으로 떠오른 우선주는 시장 대표주들이 오르자 뒤로 밀리는 모습이다. 보통주와 달리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던 삼성전자 우선주는 1%가량 떨어졌다. 현대차 우선주(현대차우, 0.55%)도 보통주 상승률을 밑돌았다. LG화학 우선주도 1%대의 하락률을 보였다.
○외국인 나흘 연속 ‘사자’
지수를 들어 올린 원동력은 단연 외국인 매수세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353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나흘 연속 순매수 중이다. 나흘째 매수는 지난 3월 초 이후 두 달여 만에 처음이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만 6000억원 이상의 사자 우위를 보였다.
주간 단위로 보면 5월 둘째주(6~10일) 5967억원의 순매도에서 셋째주(13~16일) 3401억원 순매수로 전환한 뒤 이번주에도 이날까지 2000억원어치 이상을 사들였다.
특정 업종이나 종목에 편중되지 않고 코스피200 종목을 중심으로 시장 전반을 매집 중이다. 실적이 탄탄하게 나오는 대형 IT업종뿐 아니라 현대모비스 LG화학 OCI 같이 실적 우려감이 컸던 종목들까지 매수세를 나타냈다.
○“외국인 매수세 이어진다”
외국인의 이 같은 움직임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올 들어 외국인 매도의 중심에 선 뱅가드는 다음달까지 2조원어치의 주식을 추가로 팔아야 한다. 세계 최대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뱅가드는 벤치마크를 변경하면서 펀드에 편입한 한국 주식 약 9조원어치를 털어내는 중이다.
국내 수출기업에 큰 타격인 엔저도 여전히 진행형이고, 기업들 실적 추정치 또한 계속 내려가고 있다. 외국인이 단기간 국내 주식을 적극적으로 담을 것이란 분석이 많지 않았던 것은 이런 부정적 요인에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외국인의 매수세가 나오고 있는 것은 시장을 끌어내린 악재가 영향력을 더 발휘할 여지가 적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무엇보다 뱅가드 매도 물량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뱅가드 물량이 마무리되면 본격 국내 증시가 본격 반등에 나설 수 있어 선취매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원ㆍ달러 환율이 1100원대에 안착한 것도 긍정적 요인이다. 추후 원화 강세가 진행되면 외국인 입장에서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뿐 아니라 환차익까지 거둘 수 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동안 한국 주식 매수를 저울질 해왔던 외국인이 점차 매수를 늘릴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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