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해외건설 총괄할 정부 컨트롤타워 필요"

'건설산업비전포럼 창립 10주년' 기념 강연


“해외건설을 총괄·조정하는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 타워를 구축해야 합니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사진)은 22일 서울 삼성동 공항터미널에서 열린 ‘건설산업비전포럼 창립 10주년 기념식’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현재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는 중동과 아시아에 편중돼 있어 시장 변화에 따른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건설사 간 과당경쟁을 중재하고, 체계적으로 해외 건설을 관리할 정부 주도의 기관 설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가 해외 건설 인력을 데이터베이스(DB)로 만들어 인력수급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해외 건설 전문인력 부족은 공사 기간 지연과 품질 저하로 이어져 건설사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사장은 또 국내 건설업계도 해외 건설시장에서 시공 중심의 저수익성 사업모델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국내 건설사의 해외 누적 수주액은 5000억달러를 돌파했지만, 해외 수주의 76%가 플랜트에 집중돼 있다”며 “사업기획·기본설계 등 부가가치가 높은 기술 분야 수주로 옮겨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국내 건설사의 텃밭인 중동권에 유럽 건설회사들이 몰려들고, 일본 건설사들도 엔저에 힘입어 수주 경쟁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국내 건설업계는 위기를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도 인사말을 통해 “정부는 건설업계의 해외 경쟁력 강화를 위해 300여개가 넘는 건설 관련 규제법을 하나로 통폐합하는 건설산업통합법 제정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정수현 사장과 김종훈 회장 외에도 정종환·권도엽 전 국토해양부 장관, 허명수 GS건설 사장, 김건호 수자원공사 사장 등 각계 인사 100여명이 참석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 건설산업비전포럼은

건설산업 선진화를 위한 현안 분석과 개선방안 제시를 목적으로 창립된 건설업계 오피니언 리더들의 모임이다.

학계·정부·법조계·언론계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매월 조찬토론회, 국내외 세미나, 연구 보고서 및 책자 발간, 정책 건의 활동 등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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