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지주 회장 연봉 깎는다

입력 2013-05-24 17:06   수정 2013-05-24 23:51

사외이사, 10% 인하 검토 … 현재 15억 정도
받아 차기회장 후보 11명 중 김석동·하영구 고사할 듯




차기 KB금융지주 회장의 연봉이 지금보다 10%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KB지주 사외이사들이 24일 회의를 열고 회장 연봉을 하향 조정하는 실무작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저금리 등의 영향으로 금융사 수익이 줄어드는 데 반해 최고경영자(CEO) 연봉은 성과에 비해 지나치게 많다는 일각의 비판을 감안한 것이다.

KB지주 사외이사들은 이날 오후 서울 명동 본점에서 평가보상위원회를 열고 회장 연봉 조정안을 논의했다. KB지주 관계자는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연봉 체계를 바꾸기 위한 첫 모임으로 연봉 수준을 지금보다 낮추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말했다.

현재 어윤대 회장의 연봉은 기본급에 장·단기 성과급을 합쳐 15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단기 성과급은 기본급에 따라 달라진다. 이에 따라 연봉 조정 방법은 기본급을 낮추거나 성과급 비율을 떨어뜨리는 방식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어 회장은 2010년 취임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금융환경이 악화된 상황을 고려해 연봉의 15%를 자진 삭감한 바 있다. 평가보상위원회는 이와 비슷한 수준에서 연봉을 하향 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장 연봉이 낮아지면 다른 임원의 연봉 조정도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연봉 조정안이 확정되면 7월에 임기를 시작하는 차기 회장은 새로운 보상체계에 따라 연봉계약을 맺는다.

앞서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임영록 KB지주 사장, 민병덕 국민은행장,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 김옥찬 국민은행 부행장, 황영기 전 KB지주 회장, 남경우 전 KB선물 사장, 김석동·진동수 전 금융위원장,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 하영구 씨티금융지주 회장 겸 씨티은행장,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등 11명으로 후보자를 압축했다.

이 가운데 김석동 전 위원장은 “(회장직에 지원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하영구 회장 역시 최근 사내 이메일을 통해 “다른 금융지주사 후보군에 포함된 것은 제 의지에 반하는 것”이라고 한 만큼 고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KB지주는 이날 임시이사회를 열어 7월12일 임시주총을 개최하고 회추위를 통과한 최종 후보자를 차기 회장으로 선임하기로 했다. 이사회는 또 상반기에 4000억원가량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ING그룹이 보유한 KB생명 지분과 예한솔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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