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 예측 불가" 7 對 4 "오히려 기회"

입력 2013-05-24 17:23   수정 2013-05-24 22:55

13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긴급 설문

모든 증권사 최대수혜주로 자동차株 꼽아
피해株로 철강·화학 13명 중 9명이 의견



지난 23일 일본 증시가 13년 만에 대폭락한 여파로 한국 증시를 압박해온 ‘엔저(円低) 랠리’에 일단 급제동이 걸렸다. 자연스럽게 일본 증시쇼크가 한국 증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갑작스런 외부 충격이었던 탓에 그 여파와 지속 기간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렸다. 그동안 글로벌 증시와 디커플링(탈동조화)을 보여왔던 한국 증시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계기가 될 것이란 의견과 부정적 영향과 긍정요인이 교차해 득실을 셈하기 어렵다는 신중론이 팽팽하게 맞섰다. 혼란스런 시장 분위기를 반영하듯 일본 증시는 24일 등락을 거듭했다. 전날 일본과 동반 하락한 코스피지수는 이날 0.22% 소폭 반등한 1973.45에 마감하며 관망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 의견 엇갈려

한국경제신문은 삼성, 현대, KDB대우, 신한금투, 한국투자, 대신, 하이투자, 동양, 키움, IBK투자, 이트레이드, 하나대투, 신영증권 등 13개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일본 증시쇼크 영향에 대해 긴급 설문을 했다.

일본 증시쇼크가 어떤 한 방향으로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긍정요인과 부정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 것이란 의견이 7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신중론이 우세하긴 했으나 4명의 리서치센터장은 “일본 증시로 쏠렸던 외국인 자금이 그동안 소외됐던 한국 증시로 관심을 돌릴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밖에 악재(1명), 일부 종목에만 호재(1명)라는 답이 나왔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본 증시 하락은 한국 증시에 호재나 악재라고 딱잘라 말하기 어렵다”며 “그동안 일본 쪽으로 쏠렸던 외국인 자금이 한국 시장으로 올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 축소 우려 탓에 일본 증시가 급락한 만큼 글로벌 유동성 위축 우려가 한국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본 증시의 매력이 줄면서 제2의 투자국을 찾는 외국 자금엔 저평가된 한국 증시가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맞섰다.

일본 증시 급락에 따른 국내 피해주 분석에서도 평가가 엇갈렸다. 13개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수혜주로 모두 자동차주를 꼽았다. 엔화 약세에 어느 정도 제동이 걸린 만큼 악재가 해소됐기 때문이다.

피해주에 대해선 13명 중 9명이 철강·화학·조선 등 산업재를 꼽았고 3명은 ‘피해종목이 없다’는 의견을 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본 증시 충격이 단기 사건에 그칠 가능성도 있는 데다 그동안 국내 증시에서 엔화 약세에 따른 피해·수혜가 뚜렷한 방향성을 가지지 못했던 만큼 피해주와 수혜주 구분이 명확치 않다”고 했다.

엇갈리는 전문가들의 시선 만큼 한국과 일본 증시도 신중한 행보를 보였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28.47포인트(0.89%) 오른 14,612.45에 마감했다.

○“日 엔저·美 양적완화에 영향 없을 듯”

증시 전문가들은 일본 증시쇼크가 일본 정부의 엔화 약세 정책을 다소 둔화시키는 계기가 될지는 몰라도 엔저정책의 큰 틀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13개사 리서치센터장 중 9명이 일본 정부가 현재의 엔화 약세 정책을 연내 지속할 것이란 의견을 냈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엔화 약세가 앞으로 가속화하기 어려워진 만큼 한국 수출 기업에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앞으론 엔ㆍ달러 환율뿐 아니라 원화가치와 달러 강세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올해까진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해 ‘출구전략’을 가동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았다. 8명이 ‘올해까진 양적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점쳤다. 올해 안에 출구전략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시각은 3명, 조만간 시행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은 1명이었다.

바람직한 투자전략으로는 위험자산인 주식투자 비중을 늘릴 때(5명)란 시각과 변동성이 큰 종목 투자는 삼가해야 한다(5명)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김동욱/황정수 기자 kimdw@hankyung.com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들(가나다 순)=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박기현 동양증권 리서치센터장,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부 이사,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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