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3D 페어] 정성진 시각효과 감독 "한국 3D기술, 할리우드와 대등"

입력 2013-05-24 19:10   수정 2013-05-26 09:48

“2~3년 전에만 하더라도 3D(입체)영화를 만들 때 컨버팅(변환)이 효율적이라고 했어요. 일반 카메라로 2D로 찍은 뒤 3D로 변환하는 게 비용과 리스크가 덜하다는 거였지요. 그러나 이제는 3D 카메라로 직접 촬영하는 게 더 효율적입니다. 기술이 발전한 덕분에 카메라가 소형화됐고 조작도 쉬워졌거든요.”

오는 7월 개봉하는 한·중합작영화 ‘미스터 고 3D’의 컴퓨터그래픽(CG)과 3D를 망라한 시각효과(VFX) 부문을 총괄한 정성진 감독(41)의 작업 소감이다. 2010년 초부터 스토리와 캐릭터 작업에 본격 착수한 ‘미스터 고’는 촬영을 마친 뒤 후반작업 공정률이 80% 수준에 달했다. 그는 24일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3D페어에 참석해 시각효과 경험을 들려줬다.

“3D영화를 찍기 전, 전 세계에서 리그(두 개의 카메라를 설치하는 장치)와 카메라를 수집해 분석했어요. 저희 현장에서는 리그는 독일제, 카메라는 미제를 많이 사용했어요. 눈이 피로하지 않은 3D장면을 만드는 게 핵심이었어요. 한국의 시각효과 기술은 단연 아시아 최고입니다. 3D기술도 할리우드와 대등한 수준이라고 자신합니다.”

김용화 감독이 총연출하는 이 영화에는 총제작비 280억원 중 중국 자본이 약 50억원 투입됐다. 이처럼 한국이 외국자본을 유치해 3D영상을 창조해내야지, 외국영화를 단순 컨버팅하는 사업에 기대서는 안된다고 그는 강조했다. 할리우드 영화를 컨버팅하는 작업만으로는 인건비가 싼 인도와 중국을 앞설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시각효과 산업은 고용창출 효과가 크다”며 “이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파주의 덱스트 스튜디오는 현재 220명을 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5개월의 촬영 기간에 150명이 투입됐고, 시각효과를 담당하는 후반작업에는 1년간 350명이 투입돼 외부인력까지 총 500명이 고용됐다는 설명이다.

“덱스터 스튜디오는 현재 국내 최대 인력을 고용한 특수효과 업체가 됐습니다. 젊은이들은 급료가 낮아도 좋아하는 일이고 성장 가능성을 보고 이 분야에서 일하기를 원합니다.”

국내 VFX 시장은 5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그렇다해도 국내 VFX 시장은 초보라는 지적이다. “세계 시장을 개척하지 못했으니까요. 무엇보다 3D콘텐츠가 거의 없습니다. 리스크가 크다고 투자하지 않으니까요. 삼성과 LG는 3DTV와 함께 3D콘텐츠 개발에 투자를 해야 합니다.

닌텐도 등 일본의 게임사들은 게임기기와 함께 콘텐츠를 별도로 개발해 세계 시장을 석권하지 않았습니까? ”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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