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한국학생 응시 자격 일부 박탈…교육청 "문제 유출 학원 퇴출"

입력 2013-05-26 09:20  

한국 학생 일부가 다음 달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 국내 시험 응시자격을 박탈당했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SAT 주관사인 칼리지보드(College Board)는 지난 25일 새벽 일부 한국 학생들에게 보안상의 이유로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SAT 시험을 볼 수 없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이런 이메일을 받은 학생이 몇 명이고 정확히 어떤 이유 때문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지난달에 이어 일부 학원가에서 문제가 유출된 정황이 포착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TS 코리아 관계자는 "미국 본사에 서면 문의한 결과 공정하고 객관적인 이유로 이런 결정을 내렸으며 이메일을 받은 학생은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국가에서도 시험을 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시험이 취소된 응시자도 다음번 시험은 정상적으로 치를 수 있고, 취소 결정에 항의할 경우 주관사 측에 연락하도록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이메일을 받은 않은 학생은 예정대로 시험을 볼 수 있다.

앞서 칼리지보드는 국내 일부 학원이 시험문제를 유출한 정황을 포착하고 5월 시험과 6월 시험 중 선택과목인 생물시험을 취소했다.

SAT 문제 유출 사례가 잇따르자 서울시교육청은 문제 유출자를 학원가에서 사실상 '퇴출'하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했다.

문제를 유출하고도 오히려 '족집게'로 소문나면서 인기 학원이 되거나, 학원 간판만 바꿔달아 영업할 수 없도록 불법행위자는 학원가에 발붙일 수 없게 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검찰 수사가 종결될 때까지 새로운 SAT 교습과정 운영학원의 등록을 제한하고, 문제를 일으킨 학원이 설립자명의나 위치만 바꿔서 재등록하는 행위도 금지하는 내용의 'SAT교습학원 정상화 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무등록 학원은 즉시 폐쇄 조치하고 불법 시설임을 알리는 게시문을 붙인다. 문제를 유출한 의혹을 받는 학원 12곳에 대해서는 오는 27일부터 31일까지 집중점검을 시행한다.

누리꾼들은 SAT 부정으로 돈벌이에 나서고 있는 학원을 비판하고 있다.

트위터에서 한 누리꾼은 "미국 SAT 시험을 국내로 유출해 시험이 취소되는 국제적인 사태까지 발생했었는데, 관련 혐의로 압수수색까지 당한 학원은 그로 인해 도리어 유명세를 타고, 학력위조까지 적발됐던 강사는 유출문제를 많이 가졌단 사실로 최고 인기강사가 되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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