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은 ‘폼생폼사’를 좋아한다. 대형 차나 큰 집을 유난히 선호한다. 이런 경향은 창업 시장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번듯하고 남들이 보기에 럭셔리한 업종을 좋아한다. 하지만 필자는 초보창업자들에게 항상 “작게 창업해서 크게 키워라”고 권유한다. 초보창업자는 모든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런 위험들은 사각지대에서 튀어나오기 때문에 대응하기가 어렵다. 경험해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창업에 많은 자금을 투자해 여력이 없을 때에는 단 한 번의 위험으로 실패의 나락에 떨어질 수 있다. 이런 위험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작게 시작하는 것이다.
작은 점포의 장점은 의외로 많다. 우선 점포를 구하기 쉽다. 임대료, 인건비 등 고정비가 적게 들어 예상하지 못한 매출 하락에도 비교적 쉽게 견딜 수 있다. 창업비도 당연히 적게 든다. 그렇다고 규모가 큰 점포를 운영할 때 경험할 수 있는 일들을 겪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주방운영에서 식재료관리, 직원관리까지 근접해서 경험할 수 있다. 나름대로 직접 점포 운영의 노하우가 쌓이는 것이다. 점포 규모가 크면 직원 채용과 인력관리만 하기에도 힘이 부친다.
사람들은 구멍가게에서 벌어봐야 얼마를 벌겠느냐는 의문부터 가지겠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최근에 필자는 그동안의 장사와 프랜차이즈 사업노하우를 토대로 ‘만득이네 두루치기’라는 점포를 만들었다. 이 점포의 특징은 월세가 120만원으로 저렴하고, 66㎡(20평) 규모지만 점심, 저녁시간 모두 손님이 넘친다. 일반적으로 밥집으로 느껴지는 업종은 술 손님이 거의 없다. 반면 술집으로 느껴지는 업종은 점심시간에 아무리 장사를 하려 해도 손님이 모이지 않는다. 술집과 밥집의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는 업종이 바로 두루치기전문점이라는 판단을 하고 이 가게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렇게 점심과 저녁 손님을 계속해서 받다보면 체력에 무리가 온다. 무조건 손님이 많이 밀려들어 매출이 올라가면 좋을 것 같지만 체력이 바닥나면 아무 소용이 없다. 하루이틀 장사하고 말 게 아니기 때문이다. 때문에 아무리 작은 점포에도 시스템이 필요하다.
되도록 많은 메뉴를 취급하는 것보다 단일 메뉴를 취급해 전문성을 키우는 것이 좋다. 그래야 식재료를 구매할 때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식재료 소비도 빠르게 이뤄져 선순환이 된다. 또한 모두 같은 육수나 식재료를 기초로 소스만 살짝 달라지기 때문에 주방의 크기가 줄어들고 같은 작업의 반복으로 전문화되고 인력을 줄이는 장점도 있다. 필자도 작은 점포에서 시작해 대형 직영점과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사업규모를 키웠다. 이 모든 노하우는 작은 점포에서 얻어진 것이다.
초보 창업자들은 남의 눈을 의식해 무리한 규모의 창업을 하지 말고 작은 점포에서 시작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임을 알았으면 한다.
최병철 < ‘서행’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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