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부터 두 달이 지난 뒤 웃지 못할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동부는 유리온실에서 키운 토마토의 30% 이상을 폐기 처분하고 있다.
사업 철수를 선언한 뒤 이미 다 키운 토마토마저 판매할 곳을 찾지 못해서다. 버리는 것보다 기부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지만 이마저 농민들 눈치 보느라 마음 놓고 할 수 없는 처지다. 그래서 하루 1만2000개 이상의 토마토를 버리고 있다.
정부, 국회와도 머리를 맞대봤지만 소용없었다. 윤명희 새누리당 의원실 주최로 지난 23일 열린 토론회는 계속 겉돌기만 했다. “동부가 계속 유리온실 사업을 하는 게 국내 농가가 받는 피해가 가장 적다”는 게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가 내놓은 의견이었다. 동부는 이미 10만5000㎡에 달하는 유리온실을 팔겠다고 했지만 살 만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10여개 인수 후보 업체는 “국내에도 토마토를 팔 수 있도록 하고 토마토 외에 다른 작물도 키울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나마 자금 사정이 나은 농협중앙회는 단위조합과 농민들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이런 복잡한 이해관계 때문에 국내 생산량의 0.5%가량인 토마토 수출량을 늘리려는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있다. ‘농업 세계화’의 꿈에선 더욱 멀어져 가는 형국이다.
화성=정인설/김유미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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