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는 비올라 소리를 여러 악기로 구성된 음악에서 심장 소리와 같다고 했어요. 오케스트라에서 부수적인 악기가 아니란 뜻이죠. 비올라의 음색을 직접 들으면 이 악기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을 겁니다.”
러시아 출신 세계적 비올리스트인 유리 바슈메트(사진)는 27일 서울 태평로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바슈메트는 오케스트라에서 화음을 담당했던 비올라를 독주용 악기로 격상시킨 인물. 오는 29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실내 악단 모스크바 솔로이스츠와 함께 연주회를 할 예정이다.
이번 연주회에는 2011년 차이코프스키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협연자로 나선다. 바흐의 피아노 협주곡 1번(BWV 1052)으로 호흡을 맞춘다.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A단조(D.821)를 비올라와 오케스트라에 맞게 편곡한 곡과 파가니니의 비올라 협주곡 A단조, 차이코프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 C장조 등도 들려준다. 바슈메트는 오케스트라 지휘와 비올라 연주를 맡는다.
“제가 좋아하는 곡이라야 관객들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선곡 이유를 밝힌 바슈메트는 “최근 비올라 연주로 두각을 나타내는 한국인들이 많아 비올라 솔로가 포함된 곡을 연주하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러시아에서 열린 유리 바슈메트 국제 콩쿠르에서 이화윤(17)과 이유라(28)가 대상과 1등상을 받았다. 이 대회는 바슈메트의 이름을 따서 만든 세계적 권위의 비올라 콩쿠르로 대상 수상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스크바 솔로이스츠는 1986년 바슈메트가 만든 실내 악단. 모스크바 음악원 출신의 젊은 연주자들로 이뤄져 있다. 바슈메트는 “단 한 번도 똑같은 공연을 반복하는 일이 없는 뛰어난 악단”이라며 “다양한 사람이 빚어내는 다채로운 음색이 이들의 장점”이라고 애정을 표시했다.
바슈메트는 이번 공연과 별도로 학생들을 위한 마스터 클래스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젊은 연주자들에게 “독서를 많이 하라”고 조언했다. 독서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세워야 관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무언가’를 가질 수 있다는 뜻에서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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