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시총 1조 증발…국민연금 '낭패'

입력 2013-05-27 16:58   수정 2013-05-28 05:31

주가조작 조사 소식에 CJ·E&M·CGV 등 다시 하락

검찰 수사 일주일만에 시총 15조7900억으로 줄어

< 국민연금 : 지분 5.96% 보유 >



CJ 그룹주들이 검찰 수사와 금융감독원의 주가 조작 의혹 조사에 급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잇따른 주가 하락으로 그룹 시가총액은 1주일 새 1조원 넘게 증발했다. 펀더멘털(내재가치)과는 무관한 문제지만 당분간 투자심리 악화에 따른 주가 약세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시가총액 1조원 ‘허공으로’

CJ는 27일 직전 거래일 대비 3000원(2.42%) 하락한 12만1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3일과 24일 반짝 상승하며 급락세에 제동이 걸리는 듯했으나 금감원이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금감원은 전날 이재현 CJ그룹 회장 일가가 해외 차명계좌를 통해 불공정거래를 한 혐의를 조사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CJ 주가는 지난 21일 해외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이 시작된 이후 5거래일 만에 11.68% 하락했다. CJ E&M(10.83%) CJ CGV(9.48%) CJ오쇼핑(6.82%) CJ제일제당(3.23%) 등 8개 상장 계열사 주가도 모두 하락하면서 그룹 시가총액은 이 기간 17조53억원에서 15조7901억원으로 1조2151억원 급감했다.

○국민연금·자산운용사 ‘낭패’

이들 종목에 투자한 기관투자가들도 울상이다. 1분기 말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국민연금은 CJ 주식을 186만3548주(5.96%) 보유하고 있고, 한국투신운용과 KB자산운용은 CJ CGV를 각각 108만주(5.25%), 67만주(3.27%) 갖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는 “자산운용사들이 작년 하반기부터 해외 진출에 따른 성장성을 기대하고 CJ 그룹주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면서 “주가가 예상치 못한 악재로 급락한 데다 검찰 수사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대응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저가매수보다는 지켜봐야’

주식시장에서 오너리스크는 주가 하락 요인이다. 반면 일정 시간이 지나면 주가가 회복되게 마련이어서 오히려 저가매수 기회로 꼽히기도 한다. 실제 CJ제일제당은 검찰 수사 소식이 전해진 이후에도 기관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고, 외국인은 CJ E&M 주식을 이틀 연속 순매수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장기적으로는 투명성이 강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향후 수사 결과를 지켜보며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증권사의 지주회사 담당 애널리스트는 “과거와 달리 오너의 주가조작 문제까지 불거져 파장이 더 클 수 있다”며 “검찰 수사가 해외투자 축소로 이어질 경우 실적 개선세도 꺾일 수 있어 주가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경고했다.

강지연/안상미 기자 sere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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