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 적용
이해 당사자간 협의안, 본회의에서 뒤집혀
"대기업과 똑같이 취급"
“맨주먹으로 출발해 이제 겨우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을 대기업과 똑같이 취급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한 외식전문 중견기업 관계자는 동반성장위원회가 27일 발표한 음식점업 출점 가이드라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동반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중견 외식기업들은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서울·수도권 기차역 지하철역 고속버스터미널 공항 등 교통시설 출구에서 반경 100ｍ 이내로 출점이 제한된다. 그 외 지역은 반경 200ｍ 이내 지역에서만 매장을 낼 수 있다. 중소기업기본법상 중소기업이 아닌 기업은 대기업이라는 이유에서다.
복합다중시설에 대해서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소속된 대기업과 차이를 뒀을 뿐 중견기업을 따로 배려하지 않았다. CJ푸드빌 롯데리아 등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외식업체는 연면적 2만㎡ 규모 이상에만 출점해야 한다. 기타 대기업 및 중견기업은 1만㎡ 이상 건물 및 시설에 매장을 낼 수 있다. 신규 브랜드 출시는 모든 기업에 허용된다. 단 소규모 식당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외식전문 중견기업인 놀부BNG와 더본코리아 등 두 곳은 연간 매출 4800만원 이하인 소상공인 매장에서 도보 기준 150ｍ 초과 지역에서는 매장을 낼 수 있다.
동반위의 최종 가이드라인은 당초 동반성장협의회에서 논의된 것보다 강화된 것이다. 동반위는 지난 2월 음식점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면서 대·중견기업 및 중소상공인 대표와 동반성장협의회를 꾸려 세부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이 협의회에서는 외식전문 중견기업에 대해 연면적 5000㎡ 이상 출점을 허용하는 등의 배려가 있었다. 대기업에 대해서도 역세권 150ｍ 이내 출점을 논의했다. 하지만 이번에 이 같은 이해당사자 간 협의사항이 본위원회에서 뒤집히자 업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이해당사자 간 합의를 중시한다는 당초 취지에 반하는 것 아니냐”고 볼멘소리를 했다.
동반위가 이와 함께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한 자동차전문수리업(카센터)과 기타식사용조리식품(이동급식용식사) 제조업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동반위는 카센터 사업에 진출한 대기업에 대해 △공공시장 입찰 참여 금지 △가맹점 수 동결 △진입 자제를 권고했다. 단 삼성화재 LIG손해보험 등 보험사가 운영하는 카센터는 산간벽지 긴급출동 등을 위해 한국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연합회 측과 협의해 출점을 결정하도록 했다. 넥센타이어 등 타이어회사 카센터도 신도시 진출 등 경영상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연간 현재 매장 수의 2% 이내 확장을 허용했다.
이 같은 동반위의 결정은 내달 1일부터 3년 동안 적용된다. 법적 효력은 없지만 경제민주화 바람이 불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이 결정을 거스를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게다가 국회 일각에선 중소기업 적합업종 법제화까지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동반위의 이번 결정이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했다는 비판은 두고두고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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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 당사자간 협의안, 본회의에서 뒤집혀
"대기업과 똑같이 취급"
“맨주먹으로 출발해 이제 겨우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을 대기업과 똑같이 취급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한 외식전문 중견기업 관계자는 동반성장위원회가 27일 발표한 음식점업 출점 가이드라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동반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중견 외식기업들은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서울·수도권 기차역 지하철역 고속버스터미널 공항 등 교통시설 출구에서 반경 100ｍ 이내로 출점이 제한된다. 그 외 지역은 반경 200ｍ 이내 지역에서만 매장을 낼 수 있다. 중소기업기본법상 중소기업이 아닌 기업은 대기업이라는 이유에서다.
복합다중시설에 대해서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소속된 대기업과 차이를 뒀을 뿐 중견기업을 따로 배려하지 않았다. CJ푸드빌 롯데리아 등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외식업체는 연면적 2만㎡ 규모 이상에만 출점해야 한다. 기타 대기업 및 중견기업은 1만㎡ 이상 건물 및 시설에 매장을 낼 수 있다. 신규 브랜드 출시는 모든 기업에 허용된다. 단 소규모 식당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외식전문 중견기업인 놀부BNG와 더본코리아 등 두 곳은 연간 매출 4800만원 이하인 소상공인 매장에서 도보 기준 150ｍ 초과 지역에서는 매장을 낼 수 있다.
동반위의 최종 가이드라인은 당초 동반성장협의회에서 논의된 것보다 강화된 것이다. 동반위는 지난 2월 음식점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면서 대·중견기업 및 중소상공인 대표와 동반성장협의회를 꾸려 세부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이 협의회에서는 외식전문 중견기업에 대해 연면적 5000㎡ 이상 출점을 허용하는 등의 배려가 있었다. 대기업에 대해서도 역세권 150ｍ 이내 출점을 논의했다. 하지만 이번에 이 같은 이해당사자 간 협의사항이 본위원회에서 뒤집히자 업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이해당사자 간 합의를 중시한다는 당초 취지에 반하는 것 아니냐”고 볼멘소리를 했다. 동반위가 이와 함께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한 자동차전문수리업(카센터)과 기타식사용조리식품(이동급식용식사) 제조업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동반위는 카센터 사업에 진출한 대기업에 대해 △공공시장 입찰 참여 금지 △가맹점 수 동결 △진입 자제를 권고했다. 단 삼성화재 LIG손해보험 등 보험사가 운영하는 카센터는 산간벽지 긴급출동 등을 위해 한국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연합회 측과 협의해 출점을 결정하도록 했다. 넥센타이어 등 타이어회사 카센터도 신도시 진출 등 경영상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연간 현재 매장 수의 2% 이내 확장을 허용했다.
이 같은 동반위의 결정은 내달 1일부터 3년 동안 적용된다. 법적 효력은 없지만 경제민주화 바람이 불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이 결정을 거스를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게다가 국회 일각에선 중소기업 적합업종 법제화까지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동반위의 이번 결정이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했다는 비판은 두고두고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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