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국회에서는 특히 여당인 새누리당의 역할이 중요하다. 당의 정체성을 잃고 입법과정에서 우왕좌왕하지 않도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지난 대선과정 등에서 스스로 만든 허상과 명분에 막연히 끌려다녀서는 안 된다. 물론 그 핵심은 경제민주화라는 명분 아래 진행되고 있는 반민주적, 반시장적 인기영합의 ‘경제죽이기 법안’과 분명하게 선을 긋는 것이다.
실제 이번 국회에는 그런 법안이 대거 대기 중이다. 대기업 계열사 간 소위 일감몰아주기 규제와 대리점 등에 대한 밀어내기에서 최대 10배까지로 징벌적 손해배상 확대(공정거래법 개정안),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한도를 9%에서 4%로 되돌리는 금산분리 강화(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 등이 그렇다.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해 최대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으로 줄이고 기업의 정리해고 요건도 강화해 기업 경영을 압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도 예정돼 있다. 여기에 총수 지분이 30%가 넘는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는 무조건 총수가 관여한 것으로 추정하는 법안 등도 이번 국회로 넘어온 상황이다.
모두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엄청난 법안들이다. 그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새누리당까지 오로지 을의 눈물만 닦아주면 다 되는 것인 양, 무슨 선명성 경쟁하듯 조기 입법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새누리당은 대선 공약을 담은 204개 법안 중 80%가량(160건)을 6월 국회에서 속전속결로 처리키로 당정 간 협의 중이라는 얘기까지 들린다. 경제가 다 죽게 생겼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도처에서 나온다. 새누리당에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경제민주화 강박증’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정부마저 갈피를 못 잡고 허둥대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이 본연의 궤도를 찾아야 나라가 산다. 그 시기는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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