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 "좀비기업 걸러낼 '브로커리지 에이전시' 필요"

입력 2013-05-28 10:43   수정 2013-05-28 14:07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사진)은 27일 "창조경제가 성공하려면 지식정보의 시장가치를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브로커리지 에이전시'(중개업소)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날 한국교양기초교육원 주최로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창조경제의 토양, 교양기초교육' 포럼에 발표자로 나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는 창조력 △아이디어를 활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응용력 △기업이 실제 상품화 하는 실천력 세 가지를 창조경제의 핵심 덕목으로 꼽았다.

김 원장은 "창조경제가 제대로 되려면 지식정보 시장이 형성돼 활발한 거래가 일어나야 한다"고 전제한 뒤 "거래 활성화를 위한 브로커리지 에이전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검증되지 않고 위험 부담이 큰 초기 아이디어 수준에선 벤처캐피털(창투사)의 펀딩마저 어려운 게 우리 시장구조"라며 "지식정보의 값을 객관적으로 매길 수 있는 전문적 '지식 브로커'가 많아져야 금융 투자가 일어나고 창조경제 시장도 살아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5일 정부가 발표한 '벤처·창업 자금생태계 선순환 방안'과 관련, '좀비기업' 발생 가능성을 우려하며 브로커리지 에이전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원장은 "벤처 펀드를 대폭 늘리고 돈을 많이 푸는 방향은 좋은데, 이렇게 되면 2000년대 초 벤처 버블 때처럼 정리돼야 할 기업이 돈의 홍수로 버티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소위 좀비기업을 걸러내는 데도 브로커리지 에이전시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포럼에선 손동현 한국교양기초교육원장(성균관대 교수)도 주제 발표를 통해 "창조경제는 지난해 급조된 개념이 아니라 이미 수십년 전부터 나온 앨빈 토플러 '제3의 물결', 다니엘 벨 '후기산업사회' 같은 개념의 연장선상"이라며 "창조경제 성공의 관건은 총체적 융합기초교육을 통한 인력 양성이 뒷받침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덕환 서강대 교수는 "지난 5년간 열심히 추진한 '녹색경제'는 사전에도 올라있지 않다"며 "창조경제 본격 추진을 위해선 개념 정의부터 확실히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지금은 문과·이과로 나눈 뒤 나머지 절반의 특성을 죽이는 교육을 하고 있다"며 "융합교육으로 창의적 인력을 배출하려면 문과·이과 칸막이를 없애는 게 최우선"이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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