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동화약품 활명수, 116년 역사…시장 점유율 70%…액제 소화제 부동의 1위

입력 2013-05-28 15:30   수정 2013-05-29 10:07

명약열전


‘나이 116세, 연 매출 460억원, 시장점유율 70%.’

동화약품(회장 윤도준)의 ‘활명수’는 대한민국 제약 역사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활명수는 1897년 국내 최초의 등록상품으로 첫선을 보인 이래 116년째 시장에서 살아남은 최장수 브랜드다. 국내 제약업계의 역사를 오롯이 담고 있는 제품이다. 그 오랜 세월 동안 소화제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놀랍다. 지금까지 생산된 활명수는 총 83억병. 병을 한 줄로 세워놓으면 지구 23바퀴를 돌 수 있는 양이다.

‘옛것을 다시 배워 새것을 익힌다’는 의미의 고사성어 ‘온고지신(溫古知新)’. 활명수가 오랜 세월 동안 변함없이 시장에서 사랑받는 비결이다. 활명수는 1897년 궁중선전관 민병호 선생이 궁중비방에 의거한 아선약 육계 정향 등 11가지 생약성분과 양약의 편리함과 이점을 더해 개발한 제품이다. 당시 가장 흔한 병인 소화불량에 탁월한 효능을 보이며 소비자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일제 강점기에는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해 ‘보국정신’의 소화제로도 알려졌다. 아선약 등의 주요 성분은 소화기관의 운동을 촉진하고 진경·진통 작용으로 더부룩하고 답답한 증상에 도움을 준다. 생약 성분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부작용이 거의 없고 위장 운동을 촉진해 소화 불량을 해결한다.

활명수는 시대 흐름과 발맞춘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한 세기가 넘도록 성장세를 지속해온 보기 드문 제품이다. 보존제를 쓰지 않아 만 1세부터 복용할 수 있는 액제 소화제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활명수 병에는 보존제로 널리 쓰이는 ‘벤조산나트륨’ 표기가 없다. 동화약품이 대규모 시설투자를 통해 활명수 전 생산라인을 살균공정으로 전환한 덕분에 보존제를 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장수의 또 다른 비결은 액제여서 누구나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약효가 빠르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액제인 활명수는 효과를 내는 성분이 이미 용액 상태로 녹아 있기 때문에 체내에서 별도의 용해 단계를 거쳐야 하는 정제 타입과 달리 효과가 빠르다. 정제 타입의 소화효소 소화제는 해열제 등 다른 정제와 달리 제형을 작게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제의 크기가 크다. 7세 이하 영·유아에게는 질식의 위험이 있어 정제 타입의 소화제 투여를 금지할 정도다. 활명수는 목 넘김이 부드러워 알약이나 가루약 복용이 어려운 7세 이하 영·유아와 노인, ‘삼킴장애’(연하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도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다. 만 1세 이상의 유아부터 성인까지 누구나 복용이 가능한 덕분에 오랫동안 ‘가정 상비약’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이 같은 진화 덕분에 활명수는 지난해 연 매출 460억원으로 여전히 동화약품의 간판 브랜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액제 소화제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초창기 가내수공업으로 생산됐던 활명수는 이제 전자동 액제 생산라인에서 생산되며 연간 약 1억병이 만들어진다. 활명수는 약국에서 구매 가능한 일반의약품 ‘가스활명수큐’와 ‘활명수’,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 구매 가능한 의약외품 ‘까스활’ 등 세 가지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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