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캐프 경영권 둘러싼 IMM-창업자 분쟁 심화

입력 2013-05-28 16:17   수정 2013-05-28 18:39

IMM 임시 주총 열고 캐프 신규 경영진 선임
캐프 측 신규 경영진 출근 저지…주총 무효소송 제기



이 기사는 05월28일(15:5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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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위치한 자동차 와이퍼 제조기업 캐프(CAP) 경영권을 둘러싸고 창업자와 투자자 간의 분쟁이 심화되고 있다. IMM프라이빗에쿼티(PE)는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해 최대주주에 올라서 새롭게 경영진을 선임했지만 창업자를 비롯한 기존 경영진은 신임 경영진의 출근을 저지하면서 법적 소송으로 대응하고 있다.

IMM PE는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달 캐프 주주총회를 열고 고병헌 회장 등 기존 이사를 해임하고 김영호 IMM 부사장 등을 신규 이사로 선임했다"며 "캐프 기존 고용을 철저하게 보장하면서 경영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IMM PE는 대구지방법원으로부터 임시주총 소집허가를 받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최대주주 권한을 행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IMM PE는 같은 계열인 IMM인베스트먼트와 함께 2010년 5월 캐프 전환우선주에 600억원을 투자했다. IMM PE는 캐프의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했지만 지난해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지분 86%를 보유한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실적 목표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비율이 대폭 조정되는 리픽싱(Refixing) 계약을 맺은 데 따른 것이다. 이로 인해 기존 최대주주였던 고 회장은 2대주주(14%)로 내려앉았다.

1995년 설립된 캐프는 재작년 지식경제부의 글로벌 기업 육성 프로젝트인 '월드클래스 300'에 선정되기도 했지만 파생상품 키코(KIK) 손실로 어려움을 겪었다. 캐프는 지난 사업연도에서 매출 1092억원, 영업이익 66억원, 순손실 401억원을 기록했다.

IMM PE는 신규 경영진을 선임해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됐다고 공식 밝혔지만 캐프 측은 반박 보도자료를 내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캐프는 이번 주총이 파행으로 이뤄졌다면서 신규 선임된 경영진의 출근을 저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총 무효소송을 제기하고, 신규 임원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또 IMM PE 펀드에 자금을 댄 국민연금을 비롯해 금융감독원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한편 지역 사회 여론에 호소하고 있다. 캐프 직원들도 한달 전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문철 캐프 사장은 "이번 주총은 정관을 명백하게 위배했기 때문에 주총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며 "중소기업 육성을 돕는 사모펀드가 기업사냥꾼으로 돌변하면서 와이퍼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까 심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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