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생도간 성폭행, 대낮 교내 기숙사서…女생도 입교후 처음

입력 2013-05-29 01:49  

육군사관학교에서 학교 축제 기간에 남자 상급생도가 여자 하급생도를 성폭행한 초유의 사건이 일어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군 엘리트 양성기관인 육사에서 성 군기 문란 사건이 발생, 사회적 파장이 예상된다.

28일 육군에 따르면 육사 생도 축제 기간인 지난 22일 지도교수가 주관한 전공학과 점심 식사에서 술을 마시고 취한 남자 4학년 상급생도가 함께 술을 마셨던 여자 2학년 하급생도를 성폭행했다. 육사에서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만취 상태였던 2학년 여자 생도를 4학년 남자 생도가 돌보다가 자신의 방으로 데리고가 성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사라진 것을 동료 생도들이 알고 남자 생도 방에 찾아갔다가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생도는 사건 다음날 가해 생도를 고소했으며, 육군은 가해 남자 생도를 구속 수사 중이다.

육사에 여생도 입교가 허용된 것은 1998년부터다. 육군은 현재 감찰과 헌병, 인사 요원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을 꾸려 육군사관학교를 감찰 중이다.

이날 음주는 사전 승인을 받아 이뤄졌고 과도한 음주 여부에 대해서는 육군이 조사 중이다. 육사에선 음주가 금지돼 있지만 장성급 장교나 훈육관, 지도교수 등의 승인을 받으면 가능하다.

육군 관계자는 “지금까지 사건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피해 생도가 고소는 했지만 생도 생활을 계속할 뜻이 있고 공개를 원치 않아서였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감찰 결과가 언제 나올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조사 결과 지휘체계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면 관련자들에 대한 문책이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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