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은 한국 수출의 1등 공신이다. 국내 기업들의 총 수출액 가운데 약 10%는 석유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석유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4대 정유사들의 석유제품 수출액은 144억달러로 반도체(125억달러)를 제치고 6분기 연속 수출품목 1위를 지켰다. 1분기 총 수출액(1355억달러)의 10.6%가 석유제품이다.
국내 정유사들은 생산 석유제품의 절반가량을 수출한다. GS칼텍스의 경우 올해 1분기 석유제품 판매액의 43.5%를 수출 물량으로 채웠다. 에쓰오일은 이 기간 금액 기준으로 경유의 60.9%, 휘발유의 43.0%를 각각 수출했다.
지난해에도 한국 정유사들은 총 567억달러어치의 석유제품을 해외시장에 수출해 반도체(509억달러)와 자동차(423억달러)를 밀어내고 수위를 달렸다. 국제유가 강세로 정유사들의 영업 환경은 좋았던 반면 유럽발 경기침체 여파로 반도체와 자동차 등 업황이 부진했던 영향이 컸다. 국가별로는 중국(102억달러) 일본(87억달러) 싱가포르(81억달러) 인도네시아(55억달러) 등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이 많았다.
이 덕분에 지난해 12월 무역의 날엔 4대 정유사들이 각종 상을 휩쓸었다. GS칼텍스는 최고 수출탑인 ‘250억달러 수출탑’을 받았다. 250억달러는 쏘나타 승용차 125만대를 수출한 것과 맞먹는 금액이다. SK에너지와 에쓰오일은 나란히 200억달러 수출탑을, 현대오일뱅크는 80억달러 수출탑을 받았다.
한국 정유사들이 석유제품 수출에서 두드러진 실적을 내고 있는 것은 고도화 시설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결과다. 원유를 처음 정제하면 휘발유, 경유 등 상품성이 있는 제품 외에 벙커C유 등 값싼 제품도 함께 나온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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