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4사, 관세 1조 토해내나 '안절부절'

관세청 "연 5조원 관세환급액…정유사가 40% 가져가"
정유사 "절세 경영 했을 뿐…공동 법적대응도 불사"


관세청이 정유업계를 상대로 관세환급금에 대한 기획심사에 나서자 해당 회사들은 충격 속에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정유사들은 아직 국세청의 처분이 나오지 않은 만큼 직접적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 알려진 것처럼 물어내야 할 관세환급금이 업계 전체적으로 1조원대에 달하면 경영에 치명적 타격을 줄 수 있는 만큼 업계 공동으로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재계는 세무당국의 심사가 다른 업계로도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긴장 속에 진행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유사들은 수입하는 원재료 물품별로 관세환급에 관한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관세청의 심사가 이뤄지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A정유사 관계자는 “한 가지 원료에 여러 가지 성분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아 일일이 원재료 신고필증을 별도로 제출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가령 석유제품 원료 중 하나인 콘덴세이트(초경질원유)는 관세가 없는 나프타와 3% 관세가 붙는 원유성분 등이 혼합돼 있다. 대부분의 정유사들은 관행적으로 콘덴세이트를 나프타로 신고해 세금을 면제받아 왔다.

B정유사 관계자는 “기업은 허용된 범위 내에서 최대한 유리하게 세무당국에 신고하게 마련”이라며 “의도적으로 위법 행위를 한 적은 없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관세청은 그동안 정유업계가 원유를 수입·가공해 수출하면서 관행적으로 과도하게 관세환급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관세를 환급받으려면 과거 2년간 수입한 원재료의 수입신고필증 중 하나를 선택, 사용할 수 있다. 이러다 보니 대부분의 업체가 수입한 원재료 중 관세액이 높은 수입신고필증을 제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관세청은 부당환급금을 환수해 세수를 확보하고 조세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이들 업체에 대한 조사를 하는 것과 별도로 ‘수입원재료에 대한 환급방법 조정에 관한 고시’를 제정, 오는 7월1일부터 시행한다.

관세청 관계자는 “연간 5조원에 달하는 관세 환급액 중 약 40%를 4대 정유사들이 가져가고 있다”며 “부당 환급금을 회수하면 최소 연간 4800억원가량의 추가 세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영/임원기 기자 bon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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