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LED 해외사업 눈에 불켰다

입력 2013-05-29 17:31   수정 2013-05-30 03:08

시장선점 전략은 엇갈려

삼성, LED램프 가전사업부로 옮겨
LG는 독립사업 조직으로 승격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사업을 키우려는 삼성전자LG전자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LED 사업을 쪼갠 뒤 LED 칩과 패키지는 현재대로 부품(DS) 부문에 남기고, 조명 완제품은 소비자가전(CE) 부문으로 옮기기로 했다. 글로벌 영업망이 탄탄한 생활가전사업부를 통해 LED 조명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서다. 같은 이유로 이달 초 LG전자도 LED 분야를 독립사업부로 승격시켰다.

○삼성·LG, LED 사업 이원화

2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DS부문 LED사업부가 맡아오던 LED 완제품 사업을 7월께 CE부문 생활가전사업부로 이관한다. 부품 파트인 LED칩과 패키지를 만드는 인력, 생산시설은 기존 사업부에 남기되 완제품인 LED램프 마케팅과 상품기획 인력 등은 생활가전사업부로 옮기도록 할 계획이다.

삼성은 이번 사업 조정을 계기로 LED 조명을 TV나 가전제품처럼 일류 상품으로 키울 방침이다. TV에 이어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에서도 1위를 목표로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윤부근 사장(CE 부문장)이 사업을 총괄하게 된 만큼 LED 조명 분야에서도 2~3년 내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으로 삼성 측은 기대하고 있다.

LED 부품 영업도 강화한다. 삼성전자는 이날 처음으로 경기 수원시 라마다프라자호텔에서 LED 조명포럼을 열었다. 국내 60여개의 LED 조명 제조업체에 삼성 LED 칩의 우수성을 알린 자리였다.

LG전자도 LED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1일자로 에어컨을 만드는 AE사업본부가 관할하던 LED 사업부문을 최고운영책임자(COO) 산하의 독립사업 조직으로 승격시켰다. 지난해까지 LG이노텍 LED사업부장을 지낸 류시관 부사장을 새 LED 조직인 라이팅사업담당에 앉혔다.

○LED 사업을 강화하는 이유

삼성과 LG는 진작부터 LED 사업이 유망하다고 보고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육성해왔다. 삼성은 2010년 5월 LED를 비롯 자동차용 배터리, 태양광, 바이오, 의료기기 등을 5대 신수종사업으로 정했다. LG도 2011년 9월에 2015년까지 LED와 태양광 같은 녹색사업에 8조원을 투자, 10조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그린 2020’전략을 발표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부진한 업황이 두 회사의 발목을 잡았다. LED가 가장 많이 들어가는 LED TV 판매량이 정체상태였고, LED 조명 시장도 기대만큼 커지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2011년 11월 LED 조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돼 국내 영업에 큰 제약을 받게 됐다.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삼성은 작년 4월 독립법인이던 삼성LED를 삼성전자에 흡수합병시켰고, LG이노텍은 대규모 적자를 낸 LED사업부 수장을 작년 말 교체했다.

다행히 올 들어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다. LED 가격 폭락을 견디지 못한 경쟁사들이 사업을 접으면서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 이후 세계 각국이 탈(脫)원전을 추진하면서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백열등과 형광등을 LED 조명으로 대거 교체하고 있는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 때문에 LED 조명 시장 규모는 5년 내 네 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은 LED 부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LED 조명 완제품 마케팅에 주력하기로 했고, LG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LED칩과 패키지 영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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