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벽을 넘어 글로벌 인재 키우라는 총장들의 고언

입력 2013-05-29 17:34   수정 2013-05-30 00:04

한국경제신문이 오는 11월 주최하는 글로벌 인재포럼 자문위원회가 어제 열렸다. 주요 대학 총장들과 교육 관련 연구기관장들이 함께 글로벌 인재를 어떻게 발굴하고 육성할 것인가 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훌륭한 재목을 찾아내고 어떻게 하면 더 나은 글로벌 인재로 잘 키울 것인가 하는 문제다. 결국 대한민국 미래에 대한 걱정이다.

그런 점에서 8회째를 맞는 올해 글로벌 인재포럼에서 큰 주제를 ‘벽을 넘어서(Beyond Walls)’라고 잡은 것은 시사점이 적지 않다. 우리 사회에는 벽이 너무 많다. 너도나도 융합을 외치면서도 문과와 이과라는 도식적인 구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산학연계를 말하지만 학계와 산업계 사이에도 간극이 크다. 대학 내 학문(학과) 간, 교양교육과 실용교육 간에도 쉽게 좁혀지지 않는 장벽이 있다.

이 뿐만 아니다.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할 정부 부처들 간에도 높은 칸막이가 있는 게 사실이다. 말로는 다문화 시대라면서도 인종·문화 간 벽이 좀체 사라지지 않고, 영재교육과 보통교육 사이에도 구별이 심하다. 저성장의 고착화도 우리가 넘어서야 할 벽이다. 11월 인재포럼에서는 이를 ‘10대 장벽’으로 정리해 구체적인 해법을 모색할 것이다.

따지고 보면 이런 장벽들은 국회를 중심으로 정치권에서 앞장서 풀어야 할 시대적 숙제다. 그런데도 여야 정치권은 벽을 없애기는커녕 소위 경제민주화라는 도그마에 사로잡혀 장벽을 더 높게 쌓아 올리는 일에 경쟁적이니 참으로 딱하다. 원인에 대한 깊이있는 분석 없이 도식적인 갑을(甲乙) 나누기로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는 식이어서는 결코 해답을 찾을 수 없다.

이젠 달라져야 한다. 인재포럼에 초청된 인재개발 전문가, 경제 전문가 등 세계적인 석학들과 리더들이 어떤 제언을 할지 귀 기울여 보자. 50년 전 원조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변모한 유일한 성공사례가 바로 한국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포퓰리즘의 광풍에서 벗어나지 못 한다면 다시 자칫 원조받는 처지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벽을 넘어서, 제대로 된 인재를 키울 수 있는 성장의 기반을 다시 다져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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