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뱃살, 단순한 살 아닌 질환 신호일수 있다!

입력 2013-05-30 08:40   수정 2013-05-30 11:26


[이선영 기자] 뱃살이 ‘부의 상징’으로 여겨진 것도 옛말이다. 요즘 복부 비만은 ‘성인병의 원흉’으로 꼽힌다. 여름이 다가오고 옷차림이 가벼워지면 나온 배만큼 고민은 더 깊어진다. 배가 나온 것은 단순 비만일 수도 있지만 질환의 씨앗일 수도 있다.

복부비만은 동맥경화, 심근경색, 뇌출혈, 뇌졸중 등 심혈관 계통의 장애나 당뇨의 원인이 된다. 또 변비나 자궁근종, 난소낭종 등의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의심해볼 수 있다.

▶ 복부비만 자가진단= 여성의 경우 엉덩이 대 허리 비율이 0.85 이상일 때 ‘복부비만’으로 분류하고, 살은 쪘지만 엉덩이와의 비율이 1 미만일 때에는 ‘말초성 비만’이라고 한다. 이와는 별도로 허리둘레가 80㎝ 이상이면 대사 합병증이 발생하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복부비만을 측정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줄자로 허리 사이즈를 재보는 것이다. 병원 등에서 체지방검사를 받으면 더욱 정확하다. 복부비만은 과식이나 폭식ㆍ결식 등의 식습관과 고칼로리 식품이나 인스턴트식품 위주의 섭취가 가장 큰 원인이다.

▶ 뱃살, 비만 넘어 자궁난소 질환일 수도= 과도한 뱃살은 질환의 징조일 수도 있다. 가장 보편적인 질환이 ‘변비’다. 변비는 보통 장의 운동능력 저하뿐 아니라 체질적 특성과 잘못된 식습관 등으로 나타난다.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남성보다 여성이 4배 이상 많이 걸린다.

지나친 다이어트와 운동부족, 과도한 스트레스 등도 변비를 유발하는 원인이다. 변비는 결국 복부비만으로 이어지고 여드름이나 뾰루지 같은 피부질환도 유발할 수 있다. 채소, 과일 위주의 규칙적인 식습관 및 하루 30분 이상 간단한 운동 등이 변비 해소에 도움이 된다.

여성의 경우 단순한 복부비만인 줄 알았다가 자궁근종이나 난소낭종 등의 진단을 받는 사례도 늘고 있다. 자궁근종은 35세 이상 여성 2명 중 1명이 갖고 있을 정도로 자궁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양성 종양이다. 난소에 물혹이 생긴 난소낭종 역시 너무 흔한 질환이다.

어떤 여성은 10cm 정도의 큰 자궁근종이 있었으나 뱃살의 두께가 4cm이 넘어서 전혀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발견을 하고 낭패를 본 경우도 있었다.

자궁근종이나 난소낭종은 모두 자각 증상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자궁이 커지거나 복부 팽만으로 배가 나와도 나잇살로 치부하고 넘겨버릴 위험이 있다.

실제로 직장인 김가은(24세, 가명) 씨는 언제부턴가 아랫배가 조금씩 나오는 것을 느꼈다. 배에 살이 찌나 싶어 다이어트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뱃살이 줄어들 기미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생리가 점점 불규칙해지고 평소에도 생리혈이 조금씩 묻어나는 일이 잦아졌다.

검진을 받아보려다가 차일피일 미루던 김 씨는 결국 복통이 너무 심해 병원을 찾았다. 진단결과는 ‘난소낭종’이었다. 여성의 난소는 자궁관 양쪽 끝부분에 위치하는 돌기이며, 주기적으로 양쪽에서 번갈아 1개씩 난자를 배출하는 임신과 출산을 위해 꼭 필요한 기관이다.

또한 난소는 뼈, 관절, 피부, 치아, 정신력 유지, 노화방지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난소에 호르몬 분비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배란에 장애가 생기게 된다. 이 경우 난소에 염증 등의 문제가 생기면 낭포를 형성하게 되는데 이것을 ‘난소낭종’이라고 한다.

난소낭종은 주로 30대~50대 여성들에게 나타나지만 나이에 상관없이 제일 많이 발생하는 종양 중 하나다. 난소의 점막에 주머니 같은 혹이 생기면서 그 속에 분비물이 고여 일으키는 병으로 가임기의 젊은 여성에게는 물혹이라고 불리는 기능성 낭종이 가장 흔하다.

난소낭종은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커지면 복통이 오거나 압박감이 생기며 배에 혹이 만져진다. 또 불규칙한 자궁출혈, 갱년기 출혈, 복수 등이 생길 수 있다. 그러므로 나이에 상관없이 아랫배에 단단한 이물감이 느껴지면 바로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경희기린한의원 김택 원장은 “난소낭종은 초기증상이 없기 때문에 정기검진이 매우 중요하다. 검진과 조기치료를 소홀히 해 난소낭종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뱃속에서 줄기가 꼬이거나 파열되어 복강 내 출혈이 생겨 급성복통과 감염을 유발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특히 난소 적출을 할 경우 피부노화, 골다공증, 탈모, 수술부위의 통증 등 몸의 전반적인 노화가 촉진되고 불임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주의를 주었다.

◆ 한방치료는 후유증 없이 난소 지켜

기능성 난소낭종의 원인으로는 찬바람, 내상(신체내부의 이상), 스트레스, 잘못된 식습관 등을 들 수 있다. 증상으로는 생리불순, 복부팽만감, 어지럼증, 소화불량, 짜증, 빈뇨감 등이 있으며 배를 손으로 만졌을 때 덩어리가 만져진다.

난소낭종이 커지고 오래되면 배가 터질 듯이 아파지면서 대소변을 보는 것이 고통스러워지기도 한다. 또는 발열과 구토를 동반한 하복부의 극심하고 갑작스러운 통증이 유발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 같은 증상 때문에 병원을 찾으면 이미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처럼 난소낭종이 심해져서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난소 적출수술이나 낭종적출술, 난관절제술을 받게 되는데, 이때는 수술을 해도 재발이 잘되며 재발할 경우 불임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난소낭종은 한방치료가 좋다.

기능성 난소낭종과 장액성 난소낭종 초기, 점액성 난소낭종 초기일 경우 한방치료 적용 대상이다. 난소낭종의 한방치료는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어혈을 없애주는 ‘활혈거어법’, 단단한 덩어리를 연하게 하고 뭉친 것을 풀어주는 ‘연견산결법’ 등으로 치료를 진행한다.

재발방지와 후유증이 없도록 호르몬 균형을 잡아주고 체력을 강화시켜주는 한약치료를 통해서 잘 관리해준다면 난소낭종이 걸리기 전의 상태로 원상복귀 할 수 있다.

수술을 해야만 하는 난소낭종의 경우에는 수술 전 체력보강과 난소낭종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한방치료를 한 후에, 수술 후 재발방지와 후유증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보통 난소낭종이 발생할 경우 관찰만 하다가 일차적으로 난소낭종 적출수술을 하지만 재발이 되는 경우가 많아 근본적인 치료법이 되지는 않는다. 병은 예방이 가장 중요하지만 병이 생겼을 때 어떻게 치료하느냐가 평생건강을 좌우한다.
(사진출처: 영화 ‘내 남자는 바람둥이’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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