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상승률 2.48%…공무원 떠난 과천은 하락
명동 '네이처 리퍼블릭' 부지 3.3㎡당 2억3100만원…10년째 최고가 기록
토지와 관련된 국세와 지방세 등의 부과 기준이 되는 전국 개별공시지가가 지난해에 비해 평균 3.41% 올랐다. 4년 연속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올해는 개발 재료에 따라 땅값의 등락이 엇갈린 게 특징이다. 정부청사 이전 등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세종시의 공시지가는 지난해와 비교해 50% 가까이 상승한 반면 공무원들이 빠져나간 과천의 땅값은 내림세를 면치 못했다.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곳은 서울 충무로 1가에 있는 네이처 리퍼블릭(화장품 판매점)의 부속 토지로 3.3㎡당 2억3100만원(㎡당 7000만원)을 기록했다.
○세종시 상승률 1위…수도권 평균 이하
국토교통부는 전국 261개 시·군·구가 올해 1월1일 기준으로 산정한 개별공시지가를 31일 공시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공시 대상 토지는 지난해(3119만필지)보다 39만필지 증가한 3158만필지다.
올해 전국의 평균 개별공시지가는 작년 대비 평균 3.41% 상승했다. 하지만 상승 폭은 지난해(4.47%)에 비해 1.06%포인트 떨어졌다. 올해 공시지가는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도 개발 호재가 있는 지방을 중심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세종시와 경남 거제시, 경북 예천군, 울산 등은 전국 평균보다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중앙행정기관이 이전하고 있는 세종시는 지난해에 비해 47.59% 올랐다. 세종시는 14개월 연속 전국 땅값 상승률 1위도 기록 중이다. 거제시는 공시지가 상승률 18.76%로 세종시의 뒤를 이었다. 종합개발 어항사업, 거제 해양휴양특구사업 등의 호재로 땅값이 올랐다. 경북 울릉군(17.63%), 예천군(16.8%), 울산 동구(15.45%) 등도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상승 폭이 컸다.
이에 비해 명품신도시 개발 사업 무산 등으로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는 공시지가가 0.18% 떨어졌다. 정부 부처가 빠져나가며 경기 과천시는 0.16% 하락했고, 용인시 기흥구(-0.14%)와 인천 중구(-0.06%), 충남 계룡시(-0.05%) 등도 땅값이 떨어졌다.
수도권(2.48%)은 경기 침체와 뉴타운·신도시 등의 개발 부진으로 상승률이 전국 평균(3.41%)에 못 미쳤다. 서울은 2.86% 올랐고, 인천은 2.19%, 경기는 2.13% 상승했다.
○불황에도 중심상권 땅값 강세
평균 땅값이 가장 비싼 지역은 서울시로 ㎡당 206만2000원으로 조사됐다. 인천시는 ㎡당 22만6898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은 서울 중구 충무로 1가 24의2 네이처 리퍼블릭 화장품 판매점의 부속토지로 ㎡당 7000만원을 기록했다. 이 토지는 지난해 ㎡당 6500만원에서 올해 500만원 올랐다. 2004년부터 10년 연속 전국 땅값 1위를 기록 중이다.
두 번째로 비싼 곳은 서울 충무로 2가 66의19 뉴발란스 신발 판매점으로 ㎡당 6970만원으로 공시됐다. 3위는 충무로 2가 66의13 로이드 주얼리 판매점으로 6920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경북 의성군 점곡면 동변리 413의3 임야는 ㎡당 52원으로 전국 최저가로 조사됐다.
토지 가격별 변동률은 ㎡당 5000만원을 넘는 고가 토지가 7.64% 오르며 가장 많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1만원 초과 10만원 이하 토지가 5.1% 올랐고, 1만원 이하는 4.89% 상승했다. 또 10만원 초과 100만원 이하는 4.15% 올랐다.
김홍목 국토부 부동산평가과장은 “올해는 각종 개발 사업이 이뤄지는 지방을 중심으로 공시지가가 상승했다”며 “공공기관이 이전하는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등은 대부분 전국 평균보다 더 올랐다”고 설명했다.
안정락/김보형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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