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최근 이른바 ‘세 번째 화살’인 ‘성장 전략’의 시위를 당기면서 차세대 성장 동력산업에 의료산업을 포함시켰다. 중국은 바이오산업의 중심으로서 의료서비스 분야를 2015년까지 770조원 규모로 키운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박근혜정부 역시 제약 및 의료산업을 육성하고 관련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정부는 ‘의료 산업화’를 구상하고 있는 듯하다. 의료 산업화의 성공 요소는 소비자 지향 여부다. 의료계도 특정 영역에서부터 공급자 시장이 아닌 소비자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치과계에는 소위 ‘반값 임플란트’ 논쟁이 일었는데, 소비자들이 시술에 문제가 없는 한 적정가격의 치과를 선택하는 기류가 형성되면서 상당 부분 소비자 중심 시장으로 변했다.
병원 경영학의 권위자인 아놀드 칼루즈니 미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는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병원의 경영은 경영 전문가가 하고, 진료는 임상의사가 맡고, 연구는 연구소가 맡아 전문화하되 중요한 것은 이들이 네트워크를 구성해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병원을 공동개원하거나 네트워크병원에 가입해 특정진료를 전문으로 하는 형태로 병원들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네트워크 병원 경영은 병원경영지원회사(MSO)가 있어서 가능했다는 게 의료계 안팎의 설명이다. 환자와 직원 관리, 세무 및 자금운용 관리, 물자의 공동구매와 공급 관리 등을 처리해주는 MSO 덕에 의사가 진료에만 전념하는 치과, 성형, 한의원 등이 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선 MSO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의료업을 법적인 시각으로만 들여다보고 산업화 측면은 나 몰라라 해서는 환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의료 산업화의 디딤돌인 MSO의 존재 자체가 미약하다. 의료산업은 글로벌 무한경쟁시대에 진입해 있다. 우리 의료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조직체가 필요하다. ‘한국형 MSO’의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영호 <한경대 교수·물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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