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통상임금에 상여금 포함 안해
大法 전원합의체서 판례 바꾼 뒤 고용부 시행령 개정하는 게 최선
김영문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교수 nsik5@hanmail.net>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대법원의 최근 판결 이후 통상임금 문제가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대로라면 기업은 막대한 추가비용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노조를 앞세운 근로자들은 근로자들대로 그동안 낮게 책정된 통상임금으로 인해 제대로 받지 못한 수당 등을 계산해 끝까지 받아낸다는 생각인 것 같다. 정부는 기업의 생산활동을 장려해 고용률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지만 근로자의 요구를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노·사·정의 사회적 대화를 경험한 바 있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다. 누가 무엇을 양보하고 무엇을 얻을 것인지, 그 일은 누가 할 것인지, 노사 당사자들이 대화 테이블에 앉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등 고민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문제를 만든 쪽에서 해결책을 내놓고 문제를 거둬들이는 게 옳은 방법이다.
문제의 진원지는 대법원이다. 종래에는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했다가 이제 그 의견을 바꿨으니 문제가 대법원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기업의 현실과 근로자의 욕구를 조화롭게 조정해 통상임금 문제를 확실히 매듭지어야 한다.
고용노동부도 통상임금 문제가 불거진 데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대법원이 그렇게 판단하도록 통상임금에 관한 정의 규정을 만들어 놓고도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자신들의 예규는 그대로 놔둬 기업에 혼란을 주었기 때문이다. 노동조합 또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동안 단체협약이나 임금협정에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지 않아도 상여금이나 통상임금의 지급비율만 높으면 좋다는 태도를 취해왔으면서 이제와서 그런 노사 합의를 일절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근로자들 또한 회사로부터 받을 추가임금에 만족하겠지만 대의명분은 부족하다. 따라서 이들 책임주체가 이제는 행동프로그램에 따라 문제 해결에 동참해야 한다.
가장 기대할 수 있는 방법은 노·사·정 논의를 거쳐 합의점을 찾고, 대법원이 전원합의체로 판례 변경을 하며, 고용노동부가 이를 받아 시행령을 개정하는 것이다. 노동계가 노·사·정 대화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앞의 방식대로 대법원과 고용노동부가 움직이면 된다. 그러나 대법원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결국은 시행령의 제정 주체인 고용노동부가 나서야 한다. 고용노동부가 개정할 시행령은 사법부를 구속하는 법률 효과를 가질 것이기 때문에 전문가 위원회와 함께 그동안의 판례와 예규를 고려해 통상임금에 관한 법제를 개선해야 한다.
물론 어떤 쪽으로 방향을 잡을지가 문제다. 특히 정기상여금을 어떻게 볼지가 쟁점이 될 것이다. 통상임금 제도를 우리와 비슷하게 운용하는 일본은 법률 규정으로 상여금을 통상임금의 산정기초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독일도 통상임금 제도를 운용하지 않고, 단체협약이나 근로계약 자체로 연장 근로 수당의 산정기초를 정한다. 어떻게 보면 우왕좌왕했거나, 정기성과 일률성으로 통상임금을 난도질했던 대법원 판례보다는 고용노동부의 예규가 통상임금의 실질적인 요건인 소정 근로의 대가성을 제대로 반영해 규율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입법기술적인 면에서는 근로기준법에 시행령으로 통상임금에 대해 정하도록 위임하고, 시행령 규정은 현재와 같은 내용의 통상임금 규정을 유지하면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상세 기준을 정하도록 위임을 하며, 고용노동부령은 그 내용으로써 고용노동부 예규를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하면 고용노동부령은 법률로부터 위임을 받은 것이기 때문에 대법원도 구속하게 될 것이다. 이 경우 정기 상여금은 소정 근로의 대가는 아니기 때문에 통상임금에는 포함되지 않을 것이지만, 평균임금에는 포함될 것이기 때문에 크게 불합리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시행령 개정작업에는 노·사·정이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임금제도의 근원적 개선도 잊지 말아야 한다.
김영문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교수 nsik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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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法 전원합의체서 판례 바꾼 뒤 고용부 시행령 개정하는 게 최선
김영문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교수 nsik5@hanmail.net>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대법원의 최근 판결 이후 통상임금 문제가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대로라면 기업은 막대한 추가비용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노조를 앞세운 근로자들은 근로자들대로 그동안 낮게 책정된 통상임금으로 인해 제대로 받지 못한 수당 등을 계산해 끝까지 받아낸다는 생각인 것 같다. 정부는 기업의 생산활동을 장려해 고용률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지만 근로자의 요구를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우리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노·사·정의 사회적 대화를 경험한 바 있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다. 누가 무엇을 양보하고 무엇을 얻을 것인지, 그 일은 누가 할 것인지, 노사 당사자들이 대화 테이블에 앉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등 고민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문제를 만든 쪽에서 해결책을 내놓고 문제를 거둬들이는 게 옳은 방법이다.
문제의 진원지는 대법원이다. 종래에는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했다가 이제 그 의견을 바꿨으니 문제가 대법원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기업의 현실과 근로자의 욕구를 조화롭게 조정해 통상임금 문제를 확실히 매듭지어야 한다.
고용노동부도 통상임금 문제가 불거진 데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대법원이 그렇게 판단하도록 통상임금에 관한 정의 규정을 만들어 놓고도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자신들의 예규는 그대로 놔둬 기업에 혼란을 주었기 때문이다. 노동조합 또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동안 단체협약이나 임금협정에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지 않아도 상여금이나 통상임금의 지급비율만 높으면 좋다는 태도를 취해왔으면서 이제와서 그런 노사 합의를 일절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근로자들 또한 회사로부터 받을 추가임금에 만족하겠지만 대의명분은 부족하다. 따라서 이들 책임주체가 이제는 행동프로그램에 따라 문제 해결에 동참해야 한다.
가장 기대할 수 있는 방법은 노·사·정 논의를 거쳐 합의점을 찾고, 대법원이 전원합의체로 판례 변경을 하며, 고용노동부가 이를 받아 시행령을 개정하는 것이다. 노동계가 노·사·정 대화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앞의 방식대로 대법원과 고용노동부가 움직이면 된다. 그러나 대법원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결국은 시행령의 제정 주체인 고용노동부가 나서야 한다. 고용노동부가 개정할 시행령은 사법부를 구속하는 법률 효과를 가질 것이기 때문에 전문가 위원회와 함께 그동안의 판례와 예규를 고려해 통상임금에 관한 법제를 개선해야 한다.
물론 어떤 쪽으로 방향을 잡을지가 문제다. 특히 정기상여금을 어떻게 볼지가 쟁점이 될 것이다. 통상임금 제도를 우리와 비슷하게 운용하는 일본은 법률 규정으로 상여금을 통상임금의 산정기초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독일도 통상임금 제도를 운용하지 않고, 단체협약이나 근로계약 자체로 연장 근로 수당의 산정기초를 정한다. 어떻게 보면 우왕좌왕했거나, 정기성과 일률성으로 통상임금을 난도질했던 대법원 판례보다는 고용노동부의 예규가 통상임금의 실질적인 요건인 소정 근로의 대가성을 제대로 반영해 규율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입법기술적인 면에서는 근로기준법에 시행령으로 통상임금에 대해 정하도록 위임하고, 시행령 규정은 현재와 같은 내용의 통상임금 규정을 유지하면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상세 기준을 정하도록 위임을 하며, 고용노동부령은 그 내용으로써 고용노동부 예규를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하면 고용노동부령은 법률로부터 위임을 받은 것이기 때문에 대법원도 구속하게 될 것이다. 이 경우 정기 상여금은 소정 근로의 대가는 아니기 때문에 통상임금에는 포함되지 않을 것이지만, 평균임금에는 포함될 것이기 때문에 크게 불합리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시행령 개정작업에는 노·사·정이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임금제도의 근원적 개선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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