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에는 유례없는 더위가 일찍 찾아온 듯하다. 5월 중순께부터 수시로 30도를 넘나들더니 하순으로 들면서는 습도만 낮을 뿐이지 기온 자체만 보면 한여름 못지않은 맹위를 떨치고 있다. 며칠 전에는 전국 해수욕장 대부분이 개장시기를 예년보다 앞당겼다는 뉴스까지 접했다. 여름 시작이 50년 만에 보름 앞당겨졌다는 보도까지 줄을 잇고 있다.
그야말로 기후변화를 생동감 있게 느끼게 해주는 5월이었다. 이러한 기후온난화를 입증이라도 하듯 5월 중순에는 하와이 마우나로아의 4000m 고지에서 측정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최초로 400ppm을 초과했다는 소식까지 겹쳤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산업혁명 이전까지 230ppm 정도로 안정화돼 있었지만 그 이후 꾸준히 증가했고 20세기 후반 들어서는 매년 1.5ppm 내외로 증가해 400ppm 돌파가 예상돼 왔었기에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마음속에 넘지 말기를 소망해 왔던 고지가 점령당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허탈하고 미래가 갑자기 두려워지는 감정이야 어찌 숨기랴.
비단 기후변화뿐만 아니라 열대우림의 지속적 감소, 생물다양성의 감소, 사막화 확산, 이용 가능한 담수자원량의 감소와 질적 악화 등 지구차원의 환경 문제는 인류의 미래도 이와 같은 것임을 알려주는 징표들에 다름 아니다.
이런 환경문제는 인간이라는 동물의 탐욕이 그 근원이다. 탐욕은 소비생활로 나타난다. 절제하는 소비생활로 돌아가야 지구환경 문제, 생활환경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음은 자명하다. 작은 불편은 기꺼이 감수하는 이성적 소비생활,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 않는 소비생활, 단견적 행복 추구에서 벗어나 긴 숨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소비생활, 이기적 행복의 추구에서 벗어나 인류의 지속적 행복을 추구하는 소비생활로 우리가 돌아설 때 비로소 인류는 현세대와 태어나지 않은 미래세대가 다같이 행복할 수 있다.
국민의 소비생활이 친환경적이어야 하고 이를 위해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줘야 한다는 데 착안해 친환경제품 인증마크제를 1992년 도입했다. 또한 2005년 법제화된 공공기관의 친환경제품 의무구매제에 의한 구매액이 2011년 1조6000억원까지 증가해 활성화되는 듯하더니 그 이후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플러그 뽑기’ 캠페인은 8년간이나 줄기차게 전개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참여도는 0.2%밖에 오르지 않았다. 이는 친환경적 소비생활 문화가 범국민적으로 정착되지 못한 방증 중 한두 가지에 지나지 않는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한 주요한 방법이 유통사의 역할에 있다고 환경부는 진단하게 됐다.
소비자와의 접점인 유통매장에 국민이 친환경소비에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정책을 다양하게 도입해왔다. 판매시설을 친환경적으로 운영하면서 친환경제품 판매를 확대해나가는 녹색매장 지정제를 도입, 현재까지 백화점과 할인점 등 전국 111개 유통매장을 지정했다. 친환경제품을 구매할 때마다 신용카드 포인트를 인센티브로 되돌려주는 그린카드제를 도입하여 550만명 이상이 발급받아 사용 중이다.
유엔이 정한 세계 환경의 날인 6월5일을 전후해 국민에게 친환경소비생활의 인식을 새롭게 하고 실천으로 이끌기 위해 이번주부터 2주간 ‘친환경소비 페스티벌’을 연다.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 전국 2만2000여 매장에서 동시에 개최된다. 행사기간 동안 친환경제품을 할인해서 판매하고 사은품을 추가로 증정한다.
그린카드로 제품을 구매하면 추가 포인트도 적립해준다. 환경을 주제로 한 그림대회와 시민 강좌도 열린다. 온라인에서는 친환경소비 댓글달기, 인증사진 올리기 등의 이벤트도 진행된다. 쉽게 참여하고 다양한 인센티브도 얻을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가 개최되니 가족들과 함께 한 번씩 참여해보면 좋겠다.
‘친환경소비 페스티벌’을 계기로 ‘미소(미래를 생각한 소비)’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떨까? 행복한 미래는 우리의 실천에서부터 시작됨을 잊지 말자. 실천적 친환경 소비생활을 체질화하는 뜻깊은 환경의 달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윤성규 < 환경부 장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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