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시 부발읍 아미리 하이닉스반도체 앞에서 바비큐치킨 전문점 ‘훌랄라’를 운영하는 김낙준(47)· 여재동(47)씨 부부는 지방 소도시에서 대도시 도심상권 못지않은 매출을 올려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총 6억6000만원으로 한 달 평균 5500만원을 올린 셈이다. 순이익은 30%에 육박, 한 달에 1600만원을 가져간다. 점포 규모도 99㎡(약 30평)로 그리 큰 편이 아니다.
그가 창업하게 된 이유는 직장에 다니던 중 건강에 이상이 생겨서다. 갑자기 찾아온 ‘공황장애’ 때문에 회사를 휴직하고 쉬는 동안 창업을 결정했다. 업종은 의외로 쉽게 결정했다. 이천 시내에서 바비큐치킨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지인의 점포를 보고난 뒤 선뜻 결정했다. “지인이 운영하는 점포를 며칠간 찬찬이 지켜보니 장단점이 파악되고 나름대로 성공전략이 떠오르더군요.” 점포 입지는 자신이 20년 동안 근무했던 하이닉스반도체 정문 앞으로 정했다.
2007년 7월 김 사장은 아내와 함께 지금의 점포를 열었다. 창업비용은 점포비와 인테리어 등을 합쳐 총 1억8000만원 들었다. 그는 창업 초기부터 연간 및 월간 매출 목표를 정하고 그에 따라 체계적인 점포 운영 계획을 세웠다. “20년 동안 회사에서 자재구매 및 관리 업무를 맡아왔기 때문에 체계적인 중장기 계획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요.” 그는 원가분석을 하고 손익분기점 계산을 끝낸 후 매출목표를 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을 세웠다. 첫 번째는 할인전략. 인근 회사원들이나 자주 오는 단골 고객에게는 5% 할인을 해주는 방안이다.
두 번째 전략은 덤 마케팅이었다. 김 사장은 직원들에게 단골고객이 서비스 안주를 원하면 무조건 주라고 교육시켰다. 이러한 덤 마케팅은 고객만족도를 높이고 재방문율을 올린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세 번째는 맛 관리였다. 본사에서 정하는 소스의 양보다 더 많이 사용해 소스의 맛이 닭고기 깊숙이 스며들어 좀 더 진한 맛을 내도록 했다.
점포 문을 연 지 1년이 지나면서 경영이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이때부터 그는 배달에 눈을 돌렸다. 주변 아파트에 8000여가구가 살고 있어 이곳 주민들이 겨울철 비수기를 보완해주는 잠재고객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는 배달이 너무 밀려 배달 시간을 1시간 이상 지체하기도 했다. 이때 김 사장은 1시간 이상 지체된 배달 고객 모두에게 무료로 치킨을 갖다줬다. 이 일이 있은 뒤 그의 점포는 고객들 사이에 ‘착한 점포’로 소문이 났다. 지금도 배달이 늦어지거나 문제가 생기면 반드시 고객에게 전화해 사정을 설명한 뒤 치킨이나 음료를 무료로 갖다준다.
김 사장의 파격적인 배달영업 방식은 고객감동을 불러왔다. 2008년 연 매출 4억8000만원을 시작으로 매년 평균 4.5% 이상 매출이 늘었다. 그는 매출 추이를 컴퓨터에 기록, 이런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케팅전략에 변화를 준다. 겨울이 되면 김 사장은 배달 매출을 늘리기 위해 신문지에 광고 전단을 끼워 돌린다. 홀과 배달 판매 비율이 여름에는 7 대 3이지만 겨울에는 6 대 4로 바뀌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올해 매출 목표를 7억원으로 설정했다. 그는 “대기업이든, 동네 가게든 목표가 있어야 열심히 할 의욕이 생기는 법”이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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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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