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 STX그룹 회장 "지주회사 체제 유지시켜 달라"

입력 2013-06-02 17:25   수정 2013-06-03 04:06

"효율적 구조조정 위해 필요"


강덕수 STX그룹 회장(사진)이 채권단에 ‘지주회사 체제를 유지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우리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주)STX 지분을 팔기로 하면서 계열사 포스텍의 자율협약 체결이 어려워지고 그룹체제 유지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관측이 나오자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본지 6월1일자 A13면 참조

강 회장은 2일 발표한 입장 자료를 통해 “지주회사 체제 유지를 통한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STX그룹의 지주회사 체제는 향후 신속한 경영정상화는 물론 효율적 구조조정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그룹 경영에 대해선 채권단과 긴밀히 협의를 거치고 있다”며 “백의종군의 자세로 채권단 요구에 성실히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STX그룹이 회생하지 못하면 수많은 실직자가 생겨나고 협력업체의 줄도산이 예상되는 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너무 크다”고 호소했다.

강 회장은 이 같은 입장 표명은 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매출 담보로 갖고 있는 (주)STX 주식 653만주(지분율 10.8%)를 매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이 (주)STX 지분을 팔기로 한 것은 주식 담보 가치가 떨어지고 있어서다. 우리은행과 한국증권금융 등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모두 매각하면 강 회장이 포스텍을 통해 우회적으로 갖고 있는 지분은 7.36%으로 줄어든다.

지분 매각이 끝나면 채권단은 경영 부실의 책임을 물어 완전 감자를 단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강 회장→포스텍→(주)STX→각 계열사’로 짜 놓은 STX그룹의 지배구조가 무너질 수 있다.

강 회장은 “(주)STX는 현재 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STX조선해양·팬오션·엔진·에너지 등에 대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며 “자회사 경영권과 지분을 매각해 신규 자금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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