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가격이 30% 싸…실적 부진 자영업자들 '허리띠 졸라매기' 나서
관련 매출 45% 증가…옥션·G마켓 등 전문몰 운영
서울 중구에서 도시락 전문점을 운영하는 임성숙 사장(59)은 배달용 포장박스, 종이컵, 주방 세제 등 장사하는 데 필요한 각종 물품을 인터넷 쇼핑몰 대용량 코너에서 구입하고 있다. 임 사장은 “그 전까지는 코스트코 등 대형마트에서 구입하다 2개월 전부터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고 있다”며 “대형마트보다 가격이 저렴한 데다 장보는 시간도 아낄 수 있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임 사장과 같이 인터넷을 통해 장사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나면서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이 이들에게 특화한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자영업자 등 등록된 사업자에게 할인혜택을 주는 서비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데 이어 이들만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전문 인터넷 몰도 문을 연다.
◆자영업자 특화 서비스 잇따라
옥션은 자영업자 등 사업자들만 이용할 수 있는 식자재 전문몰 ‘비즈클럽’을 3일 선보인다. 비즈클럽은 사업자번호를 등록한 회원만 이용할 수 있는 ‘폐쇄몰’ 형태로 운영된다. 자영업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대용량 상품이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것은 2~3년 전부터지만, 일반 회원이 아예 접속할 수 없도록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즈클럽에서는 20㎏짜리 밀가루 포대, 18ℓ짜리 식용유 드럼, 400장짜리 물티슈 세트, 1.8㎏짜리 참치캔 등 음식점에서 많이 사용되는 식자재와 비품 5000여 종류가 판매된다. 옥션 관계자는 “연내 관련 상품 매출의 20%가량을 비즈클럽에서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마켓은 지난해 10월부터 사업자 구매몰 ‘비즈온’을 운영하고 있다. 사업자 회원에게 할인을 해주거나 G마켓에서 현금처럼 바로 쓸 수 있는 마일리지(구매금액의 0.3%)를 추가로 적립해주는 혜택을 준다. 일반 소비자들도 이 몰에서 구매할 수 있지만, 사업자들에게 제공되는 할인 혜택은 못 받는다. 식자재뿐 아니라 복사지 등 사무용품도 판매하고 있다.
11번가는 ‘대용량 식자재관’에서 가공식품, 농산물, 생활용품 등을 팔고 있다. 인터넷을 잘 사용하지 못하는 장년층 자영업자를 겨냥해 전화주문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불황이 만들어낸 새 시장
인터넷 쇼핑몰에서 식자재를 포함해 장사 물품을 구입하는 자영업자들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1분기 옥션의 기업 소모용품 판매금액과 G마켓의 사업자 회원 구매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5% 늘었다. G마켓 관계자는 “G마켓의 올 1분기 전체 거래액 증가율이 10%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기업간(B2B) 거래 부문의 성장세가 매우 빠르다고 볼 수 있다”며 “자영업자들의 이용이 늘어나면서 비즈온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사업자 회원 수는 2배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트렌드는 경기 부진으로 장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면서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게 인터넷 쇼핑몰 업계의 설명이다. 인터넷 쇼핑몰들은 저렴한 수수료 등을 통해 자영업자용 상품을 대형마트보다 30%가량 싸게 판매하거나 공급할 예정이다.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자영업자 수요를 집중적으로 노리는 인터넷 오픈마켓 입점 상인들도 등장하고 있다. G마켓에서 커피믹스와 녹차 등을 판매하는 이티마트는 비즈온에 입점한 뒤 지난 4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0% 늘었다. 조석만 이티마트 팀장은 “한동안 정체돼 있던 실적이 음식점 등 새로운 수요층이 나타나면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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