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국 유령회사 실체 드러나…전두환 비자금 조사 '촉각'

입력 2013-06-03 11:49  

오는 10월 추징 시효를 앞둔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 조사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3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인 전재국 씨가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실체가 없는 유령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전 씨가 2004년 7월28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 '블루아도니스'를 설립했고, 관련 비밀계좌도 발견됐다고 공개했다.

특히 전 씨가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시기가 2004년 동생 전재용 씨에 대한 검찰의 조세포탈 수사로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은닉 문제가 다시 불거진 시기와 일치해 파장이 예상된다.

전 전 대통령은 1997년 반란과 내란죄, 뇌물수수죄가 확정돼 무기징역과 함께 추징금 2205억원을 선고받았지만 이 가운데 1672억원을 내지 않았다.

당시 검찰 수사 결과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차남 재용 씨에게 흘러들어간 것으로 나타나 해당 자금을 추징해야 한다는 국민 여론이 비등했었다.

이날 뉴스타파 측은 "당초 전재국 씨는 2004년 9월22일까지 아랍은행 싱가폴 지점에 페이퍼컴퍼니 이름으로 계좌를 만들 계획이었지만 계좌 개설에 필요한 공증 서류가 버진아일랜드에서 싱가포르로 배송되는 과정에서 분실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페이퍼컴퍼니 등록 대행업체인 PTN 본사 및 버진아일랜드 지사 직원 사이 주고받은 이메일 분석해보면 전 씨가 어떤 계좌에 예치해 둔 돈을 버진아일랜드에 세운 유령회사 명의의 아랍은행 계좌로 급히 이체하려 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의 추징금을 포함한 미납 벌과금 환수를 전담하는 특별팀을 서울중앙지검 산하에 구성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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