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 입법 논란] "경제는 화초와 같아 시들면 물 줘도 살아나지 않는다"

입력 2013-06-03 17:02   수정 2013-06-04 02:06

지식인 121명'포퓰리즘 입법'성토

경제민주화 합당하다면 다른 나라는 왜 안하나
신규순환 출자 금지하면 M&A 시장도 위축




자유주의 성향의 지식인들이 충분한 여론 수렴 과정 없이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국회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포퓰리즘(대중 인기영합주의)에 편승한 과잉 입법으로 기업 투자를 위축시키지 말고 경제 살리기에 매진해달라고 촉구했다.

이헌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와 박동운 단국대 명예교수, 조동근 명지대 교수 등은 3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경제민주화 입법 중단을 촉구하는 지식인 선언’에 참여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 선언에는 전원책 자유경제원장을 비롯해 이상면 서울대 명예교수, 소설가 복거일 씨, 신보라 ‘미래를 여는 청년포럼’ 대표 등 각계 각층 인사 121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국회가 경제민주화라는 미명하에 기업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우리 경제의 앞날을 한층 더 어둡게 하고 있다”며 “대기업을 마녀로 몰아 옥죄면 우리 사회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처럼 선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는 통상적인 기업활동까지 억제하는 규제 일변도의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을 중단하고 기업투자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사회분열을 심화하고 기업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과잉입법을 철회하고 청년고용과 일자리를 늘리는 노동시장 유연화 입법에 앞장서달라”고 주문했다.

이들은 선언문 발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선 정치권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가장 먼저 발언한 박 명예교수는 “박근혜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은 하나같이 경제민주화라는 로고송만 틀면서 그 뒤에 숨어있는 진실은 말하지 않고 있다”며 “국가 경제를 침체의 늪으로 빠뜨리고 우리 사회를 암울하게 만드는 입법을 중단시키기 위해 지식인들이 이 자리에 모였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조 교수는 정치권에 직격탄을 날렸다. 조 교수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모두 경제민주화에 앞장서며 같은 내용을 적은 현수막을 길거리에 붙이고 있는데 이렇게 생각이 같으면 왜 합당을 안 하는지 모르겠다”고 쏘아붙였다. 이어 “정치는 울타리를 그어 주는 정도가 돼야지 선봉에 서서 무리하게 개입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경제는 화초와 같아 아주 시들면 물을 줘도 살아나지 않는데 이렇게 되면 누가 책임질 거냐”고 반문했다.

정치권의 변화도 주문했다. 조 교수는 “경제민주화가 합당하다면 왜 다른 나라들이 비슷한 행보를 하지 않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국회의원들이 ‘슈퍼 갑’이라는 특권의식을 버리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잘못된 갑을관계는 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식인들은 계열사 간 내부 거래를 규제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려는 것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계열사 간 거래로 대주주가 사적 이익을 보는 행위는 현행 회사법으로도 막을 수 있는데 공정거래법으로 부당 내부거래를 처벌하는 것은 전형적인 옥상옥 규제”라고 지적했다.

정인교 인하대 교수는 “공정거래법으로 신규순환 출자를 금지하면 대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없다”며 “특히 기존 순환출자에 얽혀 있는 기업들은 인수합병(M&A)에 나설 수 없어 M&A 시장도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6월 임시국회가 시작된 이날부터 17일까지 19대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경제살리기 입법에 동참할 것을 약속하는 서약을 받아 17일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인설/배석준 기자 surisuri@hankyung.com




▶[속보] 급등주 자동 검색기 '정식 버전' 드디어 배포 시작
▶[한경 스타워즈] 대회 전체 수익 2억원에 달해.. 비결은?




女승무원과 성관계 후…반전 결과에 '경악'
박시연, 임신 도중 충격 사실이…발칵
"장윤정에 보복할 것" 폭탄 발언…가족 맞아?
김구라, 10년 간 방송만 해서 번 돈이…깜짝
'방송사고' 손진영, 지나 가슴에 손을…헉!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