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농사 대신 지어드립니다"

입력 2013-06-03 17:30   수정 2013-06-04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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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나주 봉황농협 국내 처음
논 1마지기에 영농비 20만원



“채산성 낮은 쌀농사를 지을 시간에 가욋일을 하거나 다른 고소득 영농에 집중할 수 있어 좋습니다.” 전남 나주에서 논밭과 과수를 합쳐 6만6115㎡ 규모의 농사를 짓는 김윤식 씨(60). 그는 올해부터 9917㎡의 논 경작을 봉황농협에 맡겼다. 김씨는 올해 벼농사에서 지난해보다 20% 이상 증가한 약 1400만원의 소득을 기대하고 있다. 영농 대행비가 논 1마지기(660㎡)당 19만9000원으로 연간 영농비를 20% 이상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올해는 벼농사 외에 콩(3만3057㎡)과 감나무(2만6446㎡) 재배에 집중할 수 있는 데다 농공단지에서 일할 수 있어 추가적인 소득 증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는 나주 봉황농협이 올해부터 ‘직영농기계은행’ 사업을 확대해 벼농사 일괄 대행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농협 측은 트랙터 이앙기 콤바인 2대씩과 농업용 무인헬기 2대를 마련하고 연간 6만 상자의 육묘를 생산할 수 있는 1980㎡ 규모의 공동 육묘장도 갖췄다.

농협 관계자는 “올해 47농가에서 50㏊의 논을 위탁받아 최근 모내기를 시작했다”며 “논갈이, 모내기, 병해충 방제, 콤바인 수확, 벼 건조 및 판매까지 모든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그동안 육묘나 모내기, 방제, 수확 등에 대한 부분적인 영농 대행은 있었으나 전 과정을 일괄 대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봉황농협은 위탁경지를 4개로 단지화해 병해충 방제 등 각종 기계 농작업의 효율을 높였다. 임도일 봉황농협 전무는 “농촌 고령화로 일손이 부족한 데다 고가의 농기계 구입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이 사업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봉황농협은 5년 내 200㏊ 이상으로 위탁영농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품목도 벼에서 과수 등 타 고소득 작목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박창기 조합장은 “위탁영농 활성화를 위해 보다 많은 농기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일반 농기계 소유자에 대해서도 농협과 일반 농기계작업비 차액에 대한 정부 지원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직영농기계은행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생산자 단체에는 이 건조저장시설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나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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