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처용'·푸치니 '나비부인'…주말 오페라 맞대결

입력 2013-06-04 17:02   수정 2013-06-04 23:24

7, 8일 잇따라 개막…韓·日 배경 무대 눈길


한국과 일본을 배경으로 하는 오페라 두 편이 이번 주말 나란히 상연한다. 한국 창작 오페라와 거장 푸치니의 작품이 대결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국립오페라단은 오는 8~9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창작 오페라 ‘처용’을 선보인다. 1987년 초연 이후 26년 만의 공연이다. 처용설화는 통일신라 말기인 제49대 헌강왕(875~886)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동해 용의 아들 중 하나였던 처용이 아내를 범한 역신(疫神·전염병을 옮기는 신) 앞에서 자신이 지은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춰 귀신을 물리쳤다는 내용이다.

오페라 ‘처용’은 초연 당시 한국 전통과 서양음악 기법이 잘 어우러진 수작이란 평가를 받았다. 특정 인물이나 특정 장면이 되풀이해서 나타날 때 그 인물이나 장면을 상징하는 선율이나 화성을 반복해서 감상자의 기억을 일깨우는 바그너의 유도동기(라이트모티브) 기법으로 인물의 심리적 변화를 표현해냈다. 작곡가인 이영조 씨는 “26년 전 음악에 많은 부분을 보완했다”며 “성장한 처용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치와 향락에 빠진 신라 말기의 시대상을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현대 사회에 투영했다. 처용은 타락한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인간 세계로 내려온 하늘의 아들로 그려진다. 무대 전면에는 황금칠을 한 감옥이 세워져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만 정신적으로 빈곤했던 신라 말기를 표현했다.

의상은 대체로 서양 드레스처럼 디자인했다. 테너 신동원이 처용 역을 맡았다. 소프라노 임세경이 나약한 인간을 대변하는 가실 역을, 바리톤 우주호는 갈등·분쟁·욕망을 상징하는 역신 역을 맡는다. 1만~10만원. (02)586-5284

푸치니의 3대 오페라 가운데 하나인 ‘나비부인’은 오는 7~9일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한국오페라단이 무대에 올리는 ‘나비부인’은 일본 항구도시 나가사키를 배경으로 게이샤 초초상(‘나비’라는 뜻)과 미국 해군장교 핑커톤의 비극적인 사랑을 다룬다. 본국으로 떠난 핑커톤이 돌아올 것이란 믿음으로 초초상이 부르는 아리아 ‘어떤 갠 날’과 초초상과 하녀 스즈키가 함께 부르는 ‘꽃의 이중창’ 등이 유명하다.

뉴욕시티오페라단에서 초초상 역을 맡아 에미상을 받은 중국계 소프라노 슈잉 리와 유럽에서 주목받고 있는 소프라노 넬라 크라프첸코가 초초상을 연기한다. 테너 박현재와 이승묵이 핑커톤 역을, 메조소프라노 양송미, 최승현이 스즈키를 맡는다. 1만~23만원. (02)587-1950~2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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