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4·아이패드2 등 미국내 수입금지 조치…퀄컴칩 사용 신제품은 제외
8월 애플제소 소송판정 주목
“애플이 삼성전자와의 특허전쟁에서 역전당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4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정한 것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ITC의 판정으로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애플의 이미지가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그간 특허전에서 밀려왔던 삼성전자는 ‘카피캣’이라는 오명을 벗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궁지에 몰린 애플
이번 판정으로 애플은 안방 시장인 미국에서 자사 일부 제품을 팔 수 없게 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60일 이내에 ITC의 판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 대통령이 ITC의 판정에 거부권을 행사한 사례는 지미 카터 행정부 이후 없을 정도로 드물기 때문이다.
ITC의 판정이 최종 발휘한다고 해도 애플이 매출에 입을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수입을 금지당하는 제품이 대부분 구형모델이어서다. 현 주력 모델인 아이폰4S와 아이폰5는 수입금지 대상이 아니다. 아이폰4와 아이패드2도 재고는 판매할 수 있다.
그러나 애플은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게 됐다. 자사 특허를 베꼈다며 먼저 삼성전자를 공격했던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베낀 기업이라는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애플이 침해했다고 판정한 특허가 표준특허라는 점에서 애플이 삼성전자가 제기한 특허소송에 방어하기 위해 세운 논리의 틀도 무너졌다는 평가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표준특허로 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 프랜드(FRAND·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누구든 차별 없이 이용하고 추후 로열티를 낼 수 있도록 한 특허로 침해 소송을 남용하고 있다는 논리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삼성전자, 구글과의 소송에서 표준특허 이슈를 부각시킨 것이 소득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ITC가 이번에 삼성전자의 표준특허를 인정해 애플의 주장이 먹혀들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애플은 ITC의 이번 판정에 대해 항소할 계획이다. 크리스틴 휴젯 애플 대변인은 “ITC가 앞선 예비판정을 뒤집은 것은 유감이다. 항소하겠다”고 말했다.
○삼성, 표준특허 권리보호 틀 마련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특허전에서 역전할 계기를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해 8월 미국 대법원에서 열린 소송에서 배심원의 일방적 결정으로 10억5000만달러의 손해배상 판정을 받았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특허소송에서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았던 표준특허 굴레를 벗어난 것이 가장 큰 성과라는 평가다. 애플은 무선기술과 같은 업계 표준의 일종으로 제공되는 특허는 정당하지 않으며 수입금지 명령을 내릴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로펌 ‘슈나이더, 해리슨, 시걸 앤드 루이스’ 소속 지식재산권 전문 변호사인 케빈 테일러는 “이번 소송에선 삼성이 완승을 거뒀다”고 말했다.
애플이 제기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특허 침해 사건은 오는 8월1일 최종결정이 내려질 예정이다. ITC는 삼성전자가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예비판정한 4건 중 2건에 대해 재심사 결정을 내린 데 이어 지난 5월28일 나머지 2건에 대해서도 재심사를 결정, 사실상 소송을 전면 재심사하기로 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 국제무역위원회(ITC)
미국에서 무역 문제에 관한 미국 기업들의 제소를 심사해 대통령에게 권고하는 일을 하는 독립 행정 기관.
미국의 대통령 직속의 준사법적 독립기관으로, USTR(통상대표부)와 함께 국제통상문제를 담당하는 중요한 기구다. ITC는 대통령이 임명한 임기 9년의 위원 6명과 430여명의 조사인력으로 구성된다.
▶ 美항소법원, 갤럭시넥서스 판금 가처분 기각
▶ 英법원 "애플, 삼성 3G 특허 침해 안해"
▶ 삼성, 애플과 특허소송 새 국면…美법원 "배상액 절반 다시 계산하라"
▶ 美무역위 재심사 예비판정서 "삼성, 애플 특허 침해"
▶ '애플의 삼성특허 침해' 美 판정 다시 연기…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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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애플제소 소송판정 주목
“애플이 삼성전자와의 특허전쟁에서 역전당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4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정한 것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ITC의 판정으로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애플의 이미지가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그간 특허전에서 밀려왔던 삼성전자는 ‘카피캣’이라는 오명을 벗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궁지에 몰린 애플
이번 판정으로 애플은 안방 시장인 미국에서 자사 일부 제품을 팔 수 없게 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60일 이내에 ITC의 판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 대통령이 ITC의 판정에 거부권을 행사한 사례는 지미 카터 행정부 이후 없을 정도로 드물기 때문이다.
ITC의 판정이 최종 발휘한다고 해도 애플이 매출에 입을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수입을 금지당하는 제품이 대부분 구형모델이어서다. 현 주력 모델인 아이폰4S와 아이폰5는 수입금지 대상이 아니다. 아이폰4와 아이패드2도 재고는 판매할 수 있다.
그러나 애플은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게 됐다. 자사 특허를 베꼈다며 먼저 삼성전자를 공격했던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베낀 기업이라는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애플이 침해했다고 판정한 특허가 표준특허라는 점에서 애플이 삼성전자가 제기한 특허소송에 방어하기 위해 세운 논리의 틀도 무너졌다는 평가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표준특허로 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 프랜드(FRAND·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누구든 차별 없이 이용하고 추후 로열티를 낼 수 있도록 한 특허로 침해 소송을 남용하고 있다는 논리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삼성전자, 구글과의 소송에서 표준특허 이슈를 부각시킨 것이 소득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ITC가 이번에 삼성전자의 표준특허를 인정해 애플의 주장이 먹혀들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애플은 ITC의 이번 판정에 대해 항소할 계획이다. 크리스틴 휴젯 애플 대변인은 “ITC가 앞선 예비판정을 뒤집은 것은 유감이다. 항소하겠다”고 말했다.
○삼성, 표준특허 권리보호 틀 마련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특허전에서 역전할 계기를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해 8월 미국 대법원에서 열린 소송에서 배심원의 일방적 결정으로 10억5000만달러의 손해배상 판정을 받았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특허소송에서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았던 표준특허 굴레를 벗어난 것이 가장 큰 성과라는 평가다. 애플은 무선기술과 같은 업계 표준의 일종으로 제공되는 특허는 정당하지 않으며 수입금지 명령을 내릴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로펌 ‘슈나이더, 해리슨, 시걸 앤드 루이스’ 소속 지식재산권 전문 변호사인 케빈 테일러는 “이번 소송에선 삼성이 완승을 거뒀다”고 말했다.
애플이 제기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특허 침해 사건은 오는 8월1일 최종결정이 내려질 예정이다. ITC는 삼성전자가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예비판정한 4건 중 2건에 대해 재심사 결정을 내린 데 이어 지난 5월28일 나머지 2건에 대해서도 재심사를 결정, 사실상 소송을 전면 재심사하기로 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 국제무역위원회(ITC)
미국에서 무역 문제에 관한 미국 기업들의 제소를 심사해 대통령에게 권고하는 일을 하는 독립 행정 기관.
미국의 대통령 직속의 준사법적 독립기관으로, USTR(통상대표부)와 함께 국제통상문제를 담당하는 중요한 기구다. ITC는 대통령이 임명한 임기 9년의 위원 6명과 430여명의 조사인력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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