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대한 지나친 기대가 '독'이 되고 있다. 최고급 사양(하이엔드)인 갤럭시S4의 출하량 전망치가 엇갈리면서 주가는 장중 4% 넘게 빠졌다.
7일 오전 11시10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5만9000원(3.88%) 하락한146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가 장중 150만 원 밑으로 내려온 것은 지난달 29일 이후 6거래일 만이다.
모건스탠리 CS 씨티그룹 메릴린치 등 외국계 투자자들의 매도 주문 합은 21만 주를 넘어섰다.
외국계를 중심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매도 주문이 집중되는 것은 갤럭시S4의 출하량이 한껏 높아진 기대치에 못미칠 것이란 관측들이 제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가 하락은 갤럭시S4에 대한 시장 추정치가 연간 1억 대, 2분기 3000만 대까지 높아진 상황에서 실제 판매가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루머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시장에선 갤럭시S4 등 최고급사양 스마트폰의 연간 출하량이 최대 1억 대를 넘어설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판매량(sell out)은 기대치에 못 미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J.P.모건은 이날 삼성전자에 대해 그동안 높아졌던 눈높이를 다시 평범한 수준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210만 원에서 190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투자의견은 '매수(Overweight)' 유지.
증권사 관계자는 "갤럭시S4의 모멘텀 둔화 속도가 과거 갤럭시S3 때보다 훨씬 더 빠르다" 며 "3분기 출고량은 기대했던 수준에 못 미칠 가능성이 커 수익성 역시 둔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CIMB증권도 보고서를 통해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에 대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면서 "해외쪽 채널미팅에서 삼성전자의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8000만 대 수준이었으나 현재 채널쪽의 피드백으론 7500만 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 증권사들은 상황이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다며 우려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김성인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이엔드급 스마트폰 출하량은 기존 추정치와 부합한 수준일 것" 이라며 "현재 주가하락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의 갤럭시S4 출하량 추정치는 2분기 2300만~2400만 대, 3분기 2300만 대 수준. 총 스마트폰 출하량 추정치는 2분기 8400만~8500만 대, 3분기는 8900만~9000만 대다.
외국인들이 애플에 대한 안 좋았던 경험이 삼성전자에도 되풀이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4의 판매와 관련된 부분이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지만 과거 애플의 주가가 크게 급락했던 경험이 외국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부담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갤럭시S4의 판매 추이는 이달 수치까지 확인한 뒤 재검토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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