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나꼼수처럼 나락의 길로 가는 '일베' 등

입력 2013-06-07 14:51  

나꼼수처럼 나락의 길로 가는 '일베'

‘일베저장소’는 원래는 말 그대로 ‘디시인사이드’라는 다른 웹사이트의 ‘일간 베스트’ 게시물을 모아 게시하는 사이트였다. 의사 등이 재미로 만들기 시작했다는 일베는 요즘 정치적으로 우파를 지향한다. 좌파가 주류인 인터넷판에서 대항마격으로 활동한다. 최근 여러 가지 극우적인 발언과 지향점을 나타내 모 방송국의 토론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념 면에서 매우 자극적인 게시물을 실어 적지 않은 관심을 끌고 있다. 초등학생과 중고생들도 많이 접속해 본다고 한다.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지금은 회원 수가 100만명 이상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재미로 시작했다는 사이트가 거대 사이트로 성장한 것이다.

일베저장소의 가장 큰 특징이자 문제는 두 가지다. 먼저 인간의 보편가치를 포기한 듯한 수준의 폭력적인 게시물들, 가정폭력 등을 중심으로 한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여성 비하 게시물이 그 하나다. 일베저장소의 또 다른 특징은 가히 좌파에 대해 매우 공격적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극우가 있나 싶을 정도로 좌파에 대해 강한 메시지를 던진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추종한다.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와 열광도 보낸다. 반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선 공격 수위가 매우 높다. 우리나라를 좌파의 세상으로 물들게 했다는 공격을 퍼붓는다.

물론 정치적 생각과 의견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오히려 정치적 다양성이 있는 것이 건강한 사회다. 그러나 일베저장소 문제는 이것이 정상적인 사고와 ‘비판’이 아닌, 자극적이기만 한 욕설과 비난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역사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아니 정상적인 생각과 인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입 밖에조차 내지 못할 말들을 이들은 이곳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공표한다.

문제는 일베저장소의 대다수 이용자가 초등학생에서 고등학생이라는 점이다. 자극적인 분위기로 어린 학생들 사이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으며, 심지어는 유치원 어린이들 사이에서도 일베 용어의 사용을 목격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학생들 사이에서 아주 엄청난 지지를 받고 있는 곳이 일베저장소다.

일베저장소는 나꼼수와 같은 좌파의 대항마 역할을 하기 위해 출범했다고 명분을 내세운다. 웃고 넘기면 될 일을 왜 발끈하냐는 일베저장소 측의 반응도 있다. 100분 토론의 대상으로 일베를 올린 것에 대해 일베는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이렇게까지 반응이 뜨거울지 몰랐다는 태도다.

일각에서는 일베저장소를 하나의 인터넷 사이트로 취급하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언론자유를 악용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한 전문가는 인터넷 세상에선 인기가 없으면 자연도태된다고 한다. 나꼼수 인기가 시들해진 것도 그런 맥락이라고 한다. 일베는 그 길을 가게 될 공산이 커 보인다.

추유미 생글기자 (경남외고 2년) chu_ym@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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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계적인 공교육과 함께 할 수 있는 논술

수능이 갈수록 쉬워지는 상황에서 한 문제 실수로 등급이 떨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상위 대학들이 수시논술전형에서 선발하는 학생 수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수험생과 학부모의 눈길은 ‘논술’로 쏠리게 됐다. 공교육으로도 논술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안양외고의 모습을 한 번 들여다보자.

먼저 정기적으로 발간하고 있는 논술 잡지 ‘상상저널’은 안양외고를 대표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상상저널’은 단순히 제시문과 답안지가 주어진 대학 논술 문제를 풀이하고 분석하는 것이 아니다. 인문, 사회, 문화, 과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학생들이 흥미있어 하는 텍스트를 바탕으로 배경지식을 쌓고 자유롭게 글 쓰는 연습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이번 호에는 ‘골드바흐의 추측’, ‘자본주의의 변화 과정’등 학생들이 관심을 갖는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했다.

상상저널을 기획·지도하고 있는 국어과 김경오 교사는 “상상저널은 안양외고 교사들의 장기간 연구를 걸쳐 2007년부터 발행해 오고 있는 최고의 논술잡지”라며 “학생들이 상상저널을 잘 활용할 경우 인문사회분야와 자연과학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분야의 유기적인 상관관계를 이해하고 배경지식을 쌓는 재미있고 실력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상상저널을 통해 학생들은 온라인 게시판으로 서로 자신의 의견을 공유하며 타인의 의견을 듣고 상호 첨삭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교내 시상을 통해 학생들의 높은 참여를 유도하고 있기도 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세분화된 방과 후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논술 실력의 체계적 향상을 돕고 있다. 대부분의 전교생이 참여하고 있는 방과 후 프로그램 중, 한 분기에 보통 4~5개의 논술 과정이 개설된다. 여기에는 논술의 기초를 닦을 수 있는 기초반, 수리논술과 경시대회 대비를 위한 수리논술반, 최상위권 대학의 논술 실전 문제를 경험해 보고 개별적인 컨설팅을 통해 학생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주는 인문계논술반 등 다양한 논술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이마저도 시간이 허락하지 않은 학생들을 위해 최소한의 논술 교육이 신문을 통해 진행된다. 먼저 매일 ‘읽기자료’라 불리는 칼럼이 학생들에게 배부된다. 여러 신문사에서 발췌한 칼럼을 요약하고, 재구조화해 보며, 자신의 비판적인 생각을 작성해 보는 과정에서 꾸준한 논술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고 많은 선배들에 의해 전해진다. 또 2학년 각 교실에는 생글생글이 배부돼 학생들에게 주요 시사 이슈를 안내하고, 논술 예상문제나 기출문제를 학생들에게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논술을 사교육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공교육 차원에서 학생과 교사가 의기투합해 기본기부터 심화까지 연습하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문지석 생글기자 (안양외고 2년)moon_jiseo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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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간판거리는 사람을 기쁘게 한다

대구시 영대병원역 근처를 걷다보면 건물 색은 물론 같은 형태의 간판들이 깔끔하게 조성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느 거리를 가도 볼 수 없었던 통일된 이미지에 놀라고, 간판의 깔끔함에 한 번 더 놀란다. 실제로 도심과 도심 주변의 상가를 가보면 간판 크기도 다르고, 색깔도 다양하고, 눈이 아플 정도로 깜빡거려 많은 시민들에게 혐오감을 준다. 그래서 이런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많은 기업에서 기존의 가지각색의 현란하고 복잡한 거리와는 다른, 이른바 ‘간판 거리’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간판 거리’란 각 상점의 간판들이 깔끔한 형태로 통일돼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는 거리를 말한다. 이와 같은 아름다운 간판 거리는 대구시 말고도 유명한 서울시 종로구나 전남 순천시 시민로에서도 볼 수 있다. 기존의 혐오감을 주던 거리와는 정반대로 통일감과 안정감,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당진시의 당진중앙1로를 비롯해 군위읍 중앙로, 고양시 화정동 특화거리 등 많은 곳에서 간판 거리 조성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당진시의 경우 200m에 이르는 구간 100여개 정도의 간판을, 군위읍 중앙로는 1.5㎞에 이르는 구간에 400개의 간판을 정비하고 있으며 각각 3억2000만원, 13억4000만원 정도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각 시·도 지자체가 이렇게 많은 돈을 투자하면서까지 간판 거리를 조성하는 이유는 간판 거리 조성이 불러오는 시각적인 장점뿐만 아니라 간판을 통일함으로써 얻는 간판 제조비용의 감소와 더불어 관광 효과까지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와 같은 정부의 간판 조성이 각 기업이나 개인이 간판을 제조·게시하는 것에 대한 권리를 침해할 수 있으며, 간판으로 나타낼 수 있는 각 상점의 개성을 제한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이나 기업이 서로의 가게, 상점을 더 독특하게 보이기 위해 현란하고 주목받도록 간판을 조성하게 내버려 둔다면 ‘구성의 모순’에 의해 도시 상가는 오히려 사회에 외부불경제를 초래할 수 있다.

반면 간판 거리 조성 사업이 각 상점 주인에게 동의를 얻어 진행된다면 아름다운 거리 조성으로 인한 도시 품격의 상승과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은 물론이고, 간판 제조업체 및 상가에 경제적인 원동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다.

간판 거리 조성 사업을 각 지역 특색과 사업에 맞춰 올바르게 진행한다면, 앞으로 간판으로 인한 사회의 외부불경제를 해결하고 서민 경제를 살릴 아주 좋은 해결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름다운 간판과 도로를 갖는다는 것은 생활수준을 향상시키는 문명이다. 도로가 더럽고 어지러우면 그곳에 사는 사람들도 그렇게 될 공산이 크다. ‘깨진 유리창 이론’은 그런 의미를 지닌다.

김호기 생글기자 (대구과고 3년) ghrl617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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