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이 환갑을 갓 넘던 시절에는 열심히 돈을 벌고 자식을 키워 시집·장가를 보내면 부모의 도리를 다한 셈이었다. 하지만 직장에서 은퇴하고 자녀들을 독립시킨 뒤에도 부부가 함께 30~40년을 더 살아야 하는 시대가 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결혼생활의 밑그림을 그리는 예비 부부처럼 부부는 또 한번 머리를 맞대고 노후를 위한 새로운 그림을 그려야 한다.
집이 오래되면 리모델링이 필요한 것처럼 부부도 마찬가지다. 중년이 되면 나머지 반평생을 살아갈 준비를 해야 한다. 특히 자녀가 따로 가정을 꾸리고 부부만 남게 되는 시기에는 서로에게 집중할 시간이 많아진다. 미리 준비를 잘한 부부는 멋진 두 번째 신혼을 보낼 수 있다는 얘기다.
반대로 은퇴나 자녀 독립 이후 삶에 대한 충분한 준비와 상의가 없으면 혼란과 갈등을 피하기 어렵다. 미국 자산운용사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가 은퇴 시기 전후의 부부 500쌍을 조사한 결과, 세 쌍 중 한 쌍은 기대하는 은퇴 시기와 은퇴 후 원하는 생활방식이 서로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부부의 은퇴 준비란 두 사람이 그리는 노후가 동상이몽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부간 대화지수를 높여야 한다. 평소 의사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는 부부는 은퇴 이후의 그림도 명확하게 그릴 수 없다.
대화지수를 올리는 지름길은 첫째, 공통의 취미나 관심사를 만드는 것이다. 취미활동을 함께하다 보면 공통의 화제가 생기고 자연스럽게 대화가 늘어난다. 둘째, 가끔 아내와 약속을 정해 만나보는 것이다. 분위기를 새롭게 바꾸면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집에서 매일 보는 아이 엄마가 아닌 약속을 정해서 만나는 여자친구처럼 아내를 대해 보자.
마지막으로 대화의 물꼬가 쉽게 터지지 않는다면 부부학교의 도움을 빌리는 방법도 있다. 부부학교 얘기를 꺼내면 대부분 ‘이런 걸로 뭘 교육까지…’라는 반응을 보인다. 함께한 세월이 오래된 부부가 마주 보고 앉아서 속내를 드러내기는 오히려 쉽지 않다. 부부학교 등 외부의 도움을 빌려서라도 적극적으로 노력하다 보면 어느 순간 더 솔직하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부부 사이로 발전한다.
행복한 부부들은 지금 여기에서 같은 꿈을 꾸며 시간을 보낸다. 같은 꿈을 꾼다는 건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간다는 의미다.
동반자적인 부부 관계는 그 자체로 행복한 노후생활의 전제 조건이다.
박기출 <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32830 target=_blank>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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