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이 앞장서 시장 신뢰를 해치고 있습니다.’ ‘구조조정이 급한데 당국에서 전화 한 통 없으니 오히려 걱정되네요.’
이장호 BS금융지주 회장의 퇴진을 둘러싼 불협화음을 계기로 금융당국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서둘러야 할 구조조정은 뒷전으로 미룬 채 앞뒤 안 맞는 무리한 시장개입에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창조경제’나 ‘따뜻한 금융’ 같은 애매한 구호만 있을 뿐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시장 신뢰 무너뜨리는 금융당국
이 회장의 퇴진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이 회장은 10일 오전 퇴진을 공식화하고 기자간담회를 열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하지만 이 회장의 거취문제가 일단락되고 있는 것과 달리 금융당국의 무리수에 대한 비판은 오히려 커지는 분위기다.
금융업계 고위 관계자는 “BS지주를 압박하는 금융당국의 논리는 ‘대놓고 관치를 하겠다’는 선언처럼 들린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BS지주의 납입 자본금이 자산의 3%에 불과하기 때문에 정부가 CEO를 바꿀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은 주식회사의 기본 원리마저 부정하는 발언”이라고 혹평했다.
한 시중은행장도 “국회의원을 3선하면 오래했으니 그만두라고 할 수 있겠느냐”며 “실적부진이 아닌데 장기 경영 자체를 문제삼는 건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서는 20년 이상 하는 금융 CEO가 많다”며 “오히려 장기경영이 가능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창조경제”라고 꼬집었다.
한 애널리스트는 “BS금융지주는 최근 7~8년 동안 상대적인 실적이 양호해 금융주 중 투자 최선호주로 추천되고 있다”며 “우리금융 민영화에도 적잖은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급한 구조조정 작업은 ‘엉성’
무리한 시장개입과는 반대로 정작 해야 할 일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원칙 없이 진행되는 부실한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크다. 지난달 STX 회사채를 채권은행들이 지원하라는 주문이 대표적이다. 회사채 투자자들을 위해 산업은행 농협 우리은행 등이 자금을 지원하라는 것은 신용사회를 무너뜨리는 일이라는 지적이다.
채권시장 한 관계자는 “부실기업 처리시는 회사채 보유자들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STX 때는 무조건 지원지시가 내려와 반발이 많았다”며 “힘 있는 사람이 회사채를 보유한 것 아니냐는 억측마저 돌았다”고 전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실무자들은 무원칙한 구조조정 탓에 나중에 청문회에서 증언해야 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의 한 실무자는 “당국이 컨트롤 타워를 만들고 은행에서도 대책반이 꾸려져 체계적으로 진행해야 할 시점인데 당국에서 협조를 요청하는 전화 한 통화 없어 잘 돌아가는 것인지 내가 걱정될 정도”라고 말했다.
백광엽/이상은 기자 kecor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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