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美 가전시장 살아있네"

입력 2013-06-09 17:07   수정 2013-06-09 23:30

경기회복으로 수요 늘어
프리미엄 마케팅 강화



미국 가전 시장의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프리미엄 시장 확대를 위한 국내 가전업계의 공략에 속도가 붙고 있다.

9일 미국 가전제품제조업자협회(AHAM)에 따르면 지난 4월 가전제품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9.2% 늘었다. 올해 1월 1.7%를 시작으로 2월 8.0%, 3월 11.0% 등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 12월 전년 대비 증가율이 ‘제로(0)’였던 것과 대조된다. 미국 주택 시장 회복과 소득세 환급 정책 등이 소비 심리를 자극하면서 가전 수요도 늘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프리미엄 가전 시장이다. ‘2015년 세계 가전시장 1위’를 목표로 경쟁 중인 삼성전자LG전자가 이구동성으로 반드시 넘어야 할 벽으로 꼽고 있는 이유다.

미국 가전 시장의 부활에 맞춰 국내 전자업계는 미국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내놓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부터 북미에서 ‘혁신은 지속된다’는 슬로건을 내건 광고 캠페인을 선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용량(21㎏)에 59분 걸리던 세탁 시간을 30분대로 줄인 ‘터보샷’ 기술을 적용한 세탁기를 전략 모델로 내세웠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티븐스컴퍼니에 따르면 올해 1분기 LG전자의 미국 드럼세탁기 시장점유율은 25.1%로 1위였다. 2, 3위로 뒤를 따르는 삼성전자(16.5%)와 월풀(13.3%)을 비교적 큰 차이로 따돌렸다.

이호 LG전자 세탁기사업부장은 “드럼 세탁기뿐 아니라 북미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은 전자동 세탁기 시장에서의 판매도 늘고 있다”며 “가장 신뢰받는 브랜드로 LG의 이미지를 강화해 미국 시장에서의 장악력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유통망 확보에 주력하며 냉동실이 아래쪽에 있는 프렌치도어형 냉장고의 점유율 1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미국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4도어형 스파클링워터 냉장고도 지난달 판매를 시작했다. 높아지는 탄산수 선호도에 맞춰 버튼을 눌러서 간편하게 일반 물을 탄산수로 만드는 제품을 개발한 것. 지난달 미국 월마트에 전자레인지 50만대를 공급하기로 한 동부대우전자도 올해 북미지역에서 매출 1억5000만달러(약 1700억)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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