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되면 해고 걱정 없이 오랫동안 일할 수 있잖아요. 같은 반에 민간 기업보다 공무원에 지원하려는 친구들이 훨씬 많아요.”(서울 A특성화고 학생)
서울 코엑스에서 지난 7일 열린 ‘공직 박람회’엔 2만명이 넘는 취업준비생이 몰렸다. 이날 행사장에는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이 많이 몰려 눈에 띄었다.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참석자 중 절반가량이 특성화고 재학생”이라며 “고졸 채용 확대정책에 따라 올해부터 9급 공무원 시험에 사회 수학 과학 등 고교 과목이 포함되면서 고교생의 관심이 커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이 공무원에 지원하려는 이유는 뭘까. 이날 만난 고교생들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안정적인 직업이니까” “잘릴 걱정이 없어서” “기업보다 일이 편할 것 같아서” 등이었다. 한 특성화고 교사는 “요즘은 학생들에게 민간 기업보다 공무원에 지원하라고 권유하는 담당 교사가 많다”며 “대다수 학부모도 자녀가 공무원이 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일선 고교에선 공무원 시험 준비를 위해 1학년 때부터 ‘공무원 취업준비반’을 구성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고 했다. 한 특성화고 2학년생은 “내년 공무원 시험을 치르기 위해 올해부터 준비를 시작한 같은 반 학생이 많다”고 귀띔했다. 이날 박람회엔 취업을 앞둔 고3 학생은 물론 1·2학년생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학력·스펙 차별 없이 고졸자에게도 공직 기회를 확대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꿈을 키우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고교생이 ‘안정적인 직업’이라는 이유만으로 공무원에 지원하는 현상이 바람직해 보이지만은 않았다. 박람회를 찾은 유정복 안행부 장관도 “안정적이고 해고 걱정이 없다는 단순한 이유로 공무원을 지원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7·9급 공무원 경쟁률은 100 대 1을 웃돌고 있다. 여기에 고등학생까지 공무원 시험에 몰리면 한국 사회에는 ‘공시족 양산’이란 그늘이 드리워질 가능성이 크다.
청년층이 도전을 외면하고 공무원 시험에만 매달리는 사회일수록 역동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어린 학생들에게 단순히 공무원의 좋은 점만 알릴 게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직업이라는 사실을 인식시켜야 한다”는 유영제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의 지적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강경민 지식사회부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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