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주스값 상승에 베팅하는 까닭

입력 2013-06-10 16:49   수정 2013-06-11 02:33

감귤녹화병 확산으로 생산량 감소 예상


“몸값 떨어지는 금을 오렌지 주스가 대체할 수 있을까.”

미국의 온라인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최근 이 같은 도발적인 질문을 던졌다. 금은 물론 원유를 비롯한 대부분의 원자재 값이 올 들어 하락하는 가운데 오렌지 주스의 냉장농축액 선물 값이 고공행진하고 있어서다.

지난 7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오렌지 주스 선물 값은 파운드(0.45㎏)당 151.4달러까지 올랐다. 올초 119.7달러였던 가격이 26.4% 상승한 것이다. 그만큼 투자자들이 미래 오렌지 주스 가격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미국 플로리다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감귤녹화병과 무관치 않다. 오렌지 나무의 생산 가능 기간은 평균 50년 이상이지만 감귤녹화병에 감염되면 15년 이하로 떨어진다. 이렇다 할 치료제가 없는 병이 확산되면서 미국 농무부는 플로리다의 올해 오렌지 생산 예상량을 작년 12월 전망치 대비 3% 하향 조정했다.

세계 최대 생산국인 브라질 역시 수년간 감귤녹화병의 피해를 받으면서 매년 오렌지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다. 2억8100만상자였던 브라질의 올해 오렌지 생산 전망치 역시 최근 8300만상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마켓워치는 “병의 진행을 지연시키기 위해 비싼 영양제를 뿌리는 방법이 있지만 이 역시 오렌지값 상승을 부채질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6월 이후 발생하는 태풍 피해에 따라 오렌지 주스 선물 값은 더욱 상승할 전망이다.

물론 오렌지값 상승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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