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10일 오후 4시10분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가 대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STX에너지 지분 100%를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STX에너지 인수를 위한 배타적협상권과 우선매수권을 가진 한앤컴퍼니가 전략적투자자(SI)를 끌어들이면 STX에너지 매각작업이 새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STX에너지를 공동으로 인수하기 위해 SI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로 하고, 국내 대기업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한앤컴퍼니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미 인수하기로 한 STX 보유지분뿐 아니라 최대주주인 오릭스가 보유한 지분까지 모두 사들일 계획”이라며 “이르면 이달 중순 파트너가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STX그룹에서 국내 발전 사업과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을 담당하는 STX에너지에는 GS그룹과 SK그룹, 포스코 등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TX에너지 주요주주는 일본 금융그룹 오릭스(50%·우선주 포함)와 STX(43.2%), 우리사주조합 등 기타주주(6.8%) 등이다. 한앤컴퍼니는 이 중 STX 보유지분 43.2%를 인수할 수 있는 배타적협상권과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다.
한앤컴퍼니가 대기업과의 연합을 통해 STX에너지를 100% 인수하려는 것은 STX에너지의 경영권을 놓고 분쟁을 벌여온 오릭스와 STX의 화해 가능성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오릭스와 STX는 보유 지분을 공동으로 매각하는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STX에너지 지분 100%의 가치는 7000억~1조원으로 평가된다. SI를 끌어들이면 한앤컴퍼니는 충분한 자금력을 확보하면서 국가 기간산업을 PEF가 인수하는 데 따른 부정적인 여론을 희석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대기업과의 연합은 STX에너지 매각작업을 조기에 종결시키는 효과도 꾀할 수 있다. 오릭스와 일부 채권단은 STX에너지를 공개매각 방식으로 팔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개매각 방식을 택할 경우 매각자문사 선정에서부터 거래 종료까지 수개월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STX와 채권단으로 현금이 들어오는 시점이 늦어지는 단점이 있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공개매각 방식을 추진해 매각작업이 해를 넘기면 동해 민자화력발전 등 당장 투자가 필요한 사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개매각을 추진하려면 한앤컴퍼니와의 양해각서(MOU)를 파기해야 한다. 이때 한앤컴퍼니에 물어줘야 하는 손해배상금도 부담스럽다. STX에너지 지분 43.2%를 최우선적으로 사들일 수 있는 우선매수권에 대한 손해배상액만 따져도 STX그룹으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수준이 될 것으로 IB업계는 보고 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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