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끝·완자 등 히트참고서 만든 노하우로 전세계 오지의 한국학교 2000여곳 지원"

입력 2013-06-10 17:13   수정 2013-06-11 05:08

세계한국학교후원회 초대 회장 양태회 비상교육 대표

지난달 창립…이달말 사단법인화
전 국민 대상 후원 캠페인 계획



“중국이면 중국, 러시아면 러시아 환경에 맞는 현지 맞춤형 한글 교과서를 제작하고, 나아가 디지털 교재도 보급할 생각입니다. 그렇게 되면 세계 각지의 한인동포들뿐만 아니라 현지의 외국인들도 한국에 더 관심을 갖게 될 거라고 봅니다.”

지난달 출범한 세계한국학교후원회(글로벌코리안서포터즈) 초대 회장을 맡은 양태회 비상교육 대표(사진). 최근 서울 구로동 비상교육 본사에서 만난 양 회장은 인터뷰 초반엔 아직 준비 단계라 소개할 내용이 별로 없다고 했다. 그러나 운영 계획을 밝히면서 그의 목소리는 점점 커졌다.

회장을 맡게 된 계기를 물었다. “10년 넘게 재미한국학교협의회(NAKS) 후원회장을 맡아온 노영혜 종이문화재단 이사장의 권유로 시작한 일이에요. 대부분 자원봉사로 운영되는 각국 한글학교의 열악한 상황을 전해듣고, 과연 이런 일을 해본 적도 없고 능력도 부족한 내가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지요.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과 함께 교육이라는 큰 테두리에서 보면, 어쩌면 더 잘할 수 있는 일이겠다 하는 생각에 맡게 됐습니다.”

세계한국학교후원회는 전 세계 2000여곳에 이르는 한글학교와 한국학교를 지원하기 위해 만든 단체로, 이달 말 사단법인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후원회에는 양 회장 외에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성곤 민주당 국회의원, 노영혜 이사장, 이학준 서울옥션 대표 등 20여명이 힘을 보태고 있다. 젊은 기업인들로 이사진을 구성하고, 각계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자문위원단도 꾸렸다.

1억원의 후원기금 기탁을 약속한 양 회장에게 재원 마련 방안을 물었다. “저를 포함한 이사진이 어느 정도 출연금을 내서 연내 2억원 정도의 종잣돈은 마련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게 핵심은 아닙니다. 뜻있는 몇몇 사람들의 기부만으로 운영될 단체라면 후원회가 아닌 재단을 만들었겠지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글학교의 실상을 알리고 작은 정성을 모으는 캠페인을 벌일 생각입니다.” 양 회장은 이를 위해 오는 10월 한글날을 전후해 명사들의 소장품 경매 행사와 후원 음악회를 열 계획이다.

대학(고려대 불문과 85학번) 졸업 후 학원을 운영하다 1998년 ‘비유와 상징’이라는 국어 자습서로 참고서 시장에 뛰어들어 ‘한끝’(한권으로 끝내기) ‘완자’(완전자율학습) 등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중·고등학교 참고서 선두권 업체를 키워낸 양 회장은 그동안 쌓아온 교육 노하우를 한글학교 후원사업에 녹여낼 생각이다.

“앞으로 한글학교에 지원할 교재는 물론 비상에서 만드는 참고서와 교과서에도 한글학교에 관한 내용을 넣을 생각입니다. 국내 학생과 해외에 있는 아이들을 친구로 맺어줄 수도 있겠지요. 학생들에게는 어렸을 때부터 글로벌 네트워크를 심어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고, 나아가 미래 글로벌 코리아의 근간을 마련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봅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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