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여름철이면 반복되는 전력사용 억제 분위기 속에서 직장인 열 명 중 여섯 명 이상은 에어컨이나 선풍기 등을 사용할 때마다 회사 눈치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이지서베이가 직장인 538명(남성 303명, 여성 235명)을 대상으로 지난 7~9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3.4%는 “전기를 쓸 때 눈치를 보게 된다”고 답했다.
직급별로 차장급에선 47.7%만 눈치를 본다고 답해 상대적으로 마음 편히 전기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임원급에선 75.6%가 눈치를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급이 높은 임원급이 오히려 전기를 마음놓고 쓰지 못한다는 의미다. 과장급 56.4%, 대리급의 60.6%가 눈치를 본다고 답했다.
에어컨 가동 중지 등 강제 절전이 업무 능률에 악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는 28.3%가 ‘매우 그렇다’ 59.1%가 ‘조금 그렇다’고 답했다. 전체의 87.4%가 절전 때문에 업무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답한 것이다. 대리급 86%, 과장급 85.9%, 차장급 90.5%, 부장급 81.8%, 임원급 87.8%가 악영향이 있다고 답해 직급별로는 큰 차이가 없었고, 성별로는 남성의 85.8%, 여성의 89.5%가 절전이 업무에 피해를 준다고 했다.
여름철 더위를 이기는 방법으로는 ‘더우면 더운 대로 있는다’는 자포자기형이 39%, ‘퇴근 후 시원한 맥주를 마신다’는 음주형이 27%, ‘점심시간에 시원한 음식을 먹는다’는 식사형이 14.1%였다. ‘이열치열, 일로 극복한다’는 워커홀릭형은 12.3%였다. 특히 임원급의 24.4%가 일로 더위를 극복한다고 말해 사원급(9.7%), 대리급(9.6%)과 두 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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