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청 "현장 실사로 결정"
275만 소상공인들의 이해를 대변하겠다는 ‘제3의 소상공인 단체’가 출범한다. 소상공인 대표단체 지정을 앞두고 그동안 경합을 벌여왔던 두 개의 단체에 이어 또 다른 단체가 나오는 셈이다.
대표단체가 되면 소상공인 진흥 정부예산(올해 1조1378억원)의 상당액을 집행할 수 있어 이해 당사자들 간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26개 단체 모아 제3단체 설립
최승재 한국인터넷PC방협동조합 이사장이 이끄는 소상공인연합회 창립준비위원회는 1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달 4일 소상공인연합회 창립총회를 갖겠다’고 발표했다. 창립준비위에는 주유소와 제과, 자전거판매, 가스판매, 자동차정비 등 26개 업종 단체들이 들어와 있다.
최 이사장은 “그동안 소상공인 법정 대표단체 지정 문제를 놓고 단체들 간 이전투구로 국민의 불신이 커진 게 사실”이라며 “절차와 자격 면에서 문제가 없는 소상공인 권익단체를 만들어 회원들을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창립준비위는 내달 초 창립총회 후 곧바로 대표단체 지정을 중소기업청에 요청할 계획이다.
○기존 두 단체도 창립총회
그동안 소상공인연합회 출범을 준비해온 김경배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장과 오호석 유흥음식업중앙회장 측의 대응이 관심사다. 이들은 ‘소상공인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소상공인 특별법)이 지난해 7월 발효한 이후 1년간 법정 대표단체 지정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해 왔다. 최근 양측 모두에게 문제가 생겨 한발짝 물러나 통합단체를 만들기로 결정한 상태다.
김 회장은 2009년 3월 슈퍼마켓조합연합회장 선거 당시 무자격 대의원으로 출마한 사실이 밝혀져 지난 2월 중기중앙회로부터 연합회장직과 중기중앙회 부회장직을 박탈당했다. 공금유용 혐의가 적발돼 현재 중기청 감사도 받고 있다. 김 회장 측은 “중기중앙회가 최승재 씨를 사주해 소상공인연합회 출범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회장은 소상공인연합회 출범에 걸림돌이 된다면 자신이 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오 회장은 ‘유흥업소 대표자가 소상공인단체를 대표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여론에 밀려 회장 선거에 나가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들 두 단체는 새로운 대표단을 꾸려 내달 초 소상공인연합회 창립총회를 갖고 중기청에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한 관계자는 “두 단체가 통합하겠다고 했으나 아직 주도권 문제로 물밑 싸움이 한창이어서 어떻게 될지는 가봐야 안다”고 말했다.
○중기청 “대표성 따져봐야”
법정단체 지정권을 갖고 있는 중기청은 “소상공인 단체 중 대표단체 지정을 요청해 온 곳은 아직 없다”며 “복수의 지정 요청이 있으면 자격 요건을 심사하고 누가 더 소상공인을 대표할 수 있는지 현장실사 등을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상공인 특별법은 소상공인 대표 단체가 되려면 소상공인들로만 구성한 전국 단위 단체 20여개 이상 모아야 하고, 해당 단체 임원과 회원들이 모두 업장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기존 두 단체는 소상공인(서비스업은 종업원 5명 미만, 제조업은 종업원 10명 미만)들로만 이뤄진 전국 단체 20곳을 모으지 못해 지난 1월 지정 요청을 스스로 철회한 바 있다. 2010년 기준 소상공인 사업체 수는 274만8808개로 전체 사업체의 87.8%, 종사자 수는 533만3561명으로 전체의 37.7%를 차지하고 있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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