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부동산대책’에 따른 양도소득세 면제에 금리 인하 조치까지 더해지면서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상가 등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 상품인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주거용 오피스텔 등을 연말까지 취득할 경우 향후 5년간 양도세가 면제된다. 여기에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5%로 0.25%포인트 낮추면서 하반기부터 시중 자금이 부동산에 몰릴 가능성이 커졌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대출 부담이 줄어든 것도 긍정적이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수익형 부동산 투자자들은 금리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를 이용하면 임대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도세 면제·금리 인하 덕볼까
부동산 전문가들은 양도세 면제와 금리 인하가 위축된 투자심리를 회복시키는 데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분양가가 1억~2억원인 수도권 원룸형 상품은 대부분 중도금 대출을 받아서 매입하는데 대출금리가 떨어지면 수익률은 자연스럽게 상승한다”며 “업무시설이 함께 있어 임대 수요가 풍부한 역세권을 중심으로 매입을 검토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양도세 면제는 실제 집값이 올라야만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지나친 기대감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0년 서울 오피스텔의 3.3㎡당 평균 매매가(공급면적 기준)는 958만원으로 분양가(3.3㎡당 1296만원)보다 26% 이상 낮았다. 지난해에도 평균 매매가는 3.3㎡당 1011만원으로 다소 올랐지만 여전히 분양가(3.3㎡당 1261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최근 몇 년 새 오피스텔 등 수익형 상품 공급이 크게 늘어난 것도 고려해야 한다. 이에 따른 부작용으로 오피스텔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고, 투자 대비 수익률도 떨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은 “공급 과잉으로 입주자 찾기가 어려워지면서 임대료 상승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정부가 앞으로 5년간 20만가구의 행복주택을 건설키로 한 점도 시장 전망을 어둡게 하는 이유다. 행복주택은 월 임대료가 주변 시세의 50~70%로 책정될 예정이어서 인근 소형주택 시장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역세권으로 교통이 편리하고 유동인구가 많으며 상업 및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곳의 소형 주거상품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수도권에서는 개발 재료가 많은 인천 송도신도시를 주목할 만하다. 대기업의 입주가 이어지고 있어 소형 오피스텔에 대한 관심이 높은 지역이어서다.
박 대표는 “송도는 젊은 층의 유입으로 전세가 상승, 집값 회복 등으로 연결되고 있다”며 “당장의 시세 차익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접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당장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도심권 소형 주거시설에 투자하는 게 좋다고 귀띔했다. 곽창석 ERA코리아 부동산연구소장은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외국인 게스트하우스와 비즈니스호텔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면서도 “도심 접근이 쉬운 서울에 위치한 물량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지 내 상가 인기 여전
수도권 신도시 및 서울 강남권 등 입지 여건이 양호한 지역의 오피스텔·주상복합상가와 아파트 단지 내 상가시장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급하는 아파트 단지 내 상가의 경우 예정가보다 2~3배 이상 높은 가격에 팔려나간다. 지난달 수원 광교신도시 아파트 1층 상가는 내정가(3억7794만원)의 304.5%인 11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선 대표는 “LH 상가는 민간에서 공급하는 상가와 달리 배후 아파트 100가구당 평균 1개 점포 수준으로 적게 배치해 공급 과잉 우려가 작은 편”이라며 “은퇴자 등 중장년층의 관심이 높아 하반기에도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엔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점포당 분양가가 10억원을 웃도는 고가의 강남권 상가를 구매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서울 지하철2호선과 신분당선 환승역인 강남역 인근의 한 오피스텔 상가 분양에는 800억원의 청약자금이 몰리면서 전체 85개 점포 가운데 50여개가 매각됐다. 한꺼번에 10여개 점포를 산 투자자도 있었다는 게 분양업체 측의 설명이다.
양 팀장은 “2~3년 새 공급이 급증한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과 달리 상가는 공급이 많지 않았다”며 “서울 강남권 대로변 상가나 신도시의 아파트 단지 내 상가를 찾는 수요는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상가는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등 주거 상품과 비교해 분양가가 비싼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단순히 지역만 보고 투자하기보다는 개별 상가의 상품성과 분양 조건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매입해야 한다는 얘기다. 금리가 오르면 대출 이자는 곧바로 늘어나지만 월세 수익은 계약 만료 후 세입자와의 조정을 통해서만 가능한 만큼 대출 비중은 전체 분양가의 20~30% 선이 적당하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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