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tate]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시장은…절반의 성공

입력 2013-06-11 15:35  

강남·재건축 거래 늘고 수도권·미분양 잠잠

거래 불씨 살리고 4년 하락세 막아…'4·1대책' 후한 점수 효과엔 의문
행복주택 물량·시기조절 필요…9월부터 집값 상승 가능할 듯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이 지났다. 그동안 새 정부는 양도소득세·생애최초주택구입자의 취득세 면제,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등의 내용이 담긴 ‘4·1 부동산 대책’과 공공임대주택인 행복주택 건설 등을 내놓으며 부동산시장 정상화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4년 동안 이어진 집값의 장기 내림세는 일단 막았다”면서도 상승세까지 이끌고 가기는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4·1 대책이 가라앉은 시장에서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를 되살리는 촉매제가 됐지만 결정적인 상승 추진력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시장은 “비수기인 휴가철을 지나면 차츰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다소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달 말 취득세 감면 조치가 끝나면 거래절벽이 일어날 수 있지만 9월 이후부터는 집값 상승세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방·재건축·강남 수혜

새 정부는 부동산 종합대책인 ‘4·1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주택시장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대책에 따른 수혜는 강남·재건축 아파트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부동산정보업계에 따르면 새 정부 출범 이후 지방과 광역시의 아파트 매매가는 오른 반면 수도권은 여전히 내림세가 계속됐다. 서울(-0.34%) 경기(-0.31%) 인천(-0.36%) 대전(-0.09%) 부산(-0.08%)은 떨어졌다. 대구(2.32%) 경북(1.85%) 세종(1.39%) 충남(0.82%) 등 개발 호재가 있거나 최근 공급이 부족했던 지역은 올랐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34% 떨어졌지만, 주요 재건축 아파트가 몰린 송파(1.02%) 강동(0.6%) 강남(0.19%) 3곳은 소폭 올랐다. 임병철 부동산114 연구원은 “재건축 아파트는 투자 성향이 강해 정책 변수나 경기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이 3곳은 4·1 대책이 발표된 뒤 저가 매물을 중심으로 거래되며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외 서울 22개 자치구는 모두 가격이 떨어졌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강남3구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의 연간 3~5월 거래량 통계를 분석한 결과 강남3구는 올 3~5월 3648건이 거래돼 2009년 이후 거래량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에 비하면 47% 정도 늘었다.

지난 5일 국토교통부의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발표로 분당 등 일부 지역의 호가가 다소 상승 추세에 있지만 일시적인 강세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 “행복주택 민간 임대에 영향”

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빠르게 주택정책을 내놓으며 시장정상화 의지를 보인 것에는 후한 점수를 줬다. 다만 대책의 실제 효과나 공공임대주택정책인 행복주택 사업에 대해선 반신반의했다.

전문가들은 4·1 대책 자체에 대해서는 대체로 호의적이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4·1 대책에 점수를 매기자면 70~80점”이라고 평했다. 거래의 숨통을 틜 수 있게 세제혜택과 자금지원을 마련해 시장의 진입장벽을 낮췄다는 것이다. 이제껏 나온 정책 중 가장 수혜대상이 넓다는 점도 꼽았다.

부동산 대책의 효과에 대해서는 더 지켜보자는 쪽이 우세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만 반짝 오르고 정작 미분양과 시장침체 문제의 근원으로 꼽히는 수도권 중대형 아파트 거래는 미미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는 9주 만에 내림세를 보였다. 신종칠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4·1대책의 효과가 단기적으로는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행복주택 사업에 대해선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부작용을 우려했다. 신 교수는 “도심형생활주택 등 민간임대사업과 겹친다”며 “물량과 시기를 적절히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하반기 전망은 대체로 낙관

전문가들은 하반기 부동산시장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하반기부터는 서서히 회복조짐을 보일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박 전문위원은 “양도세 면제와 생애최초주택구입자에 대한 취득세 면제가 있기 때문에 연말까지 거래 급감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거래가 급격히 늘지는 않겠지만 휴가철인 비수기를 지나고 9월부터는 거래가 조금씩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거래절벽이 예상되는 이달 말부터 8월까지는 일시적으로 거래가 줄고, 집값도 하락세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하반기부터 거래가 늘기 시작해 양도세 면제 등 세제 종료를 앞두고 연말께 다시 저가 중심의 거래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은 부동산 시장에 ‘호재’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신중한 의견이 나왔다. 시장엔 호재가 분명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보이고 있어 호재가 당장 가격 상승으로 반영되기 힘들 것이란 이유에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침체된 주택시장에 도움이 될 만한 조치인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전반적으로 집값이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강남이나 분당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사업성이 크게 개선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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