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지루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주식시장 거래대금도 최근 6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고, 주식형 펀드 역시 자금이 빠져 나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갈 곳 잃은 투자자들의 발길이 멈춘 곳이 있다. 시장 개설 이후 10년 만에 규모가 50배로 성장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바로 그곳이다.
ETF 시장은 2002년 10월 4종목, 3444억원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불과 10여년 동안 그 규모가 급격하게 성장해 올 4월 기준 137종목, 16조5000억원에 이른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의 1.5%, 하루 평균 거래대금의 19.7%를 차지하는 규모로, 이는 아시아 역내 거래소 중 4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다음달부터는 합성 ETF가 도입됨에 따라 보다 다양한 상품이 출시될 전망이다. 과거에는 ETF의 기초자산을 ETF가 보유해야만 했다면 앞으로는 ETF가 직접 기초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증권사 등과의 스와프 거래를 통해 기초자산의 수익률만을 가져오는 것이 가능해진다. 리츠, 하이일드 등 새로운 ETF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기존 펀드 시장과 더욱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판단된다.
ETF 시장에 지속적으로 자금이 들어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ETF의 낮은 수수료, 다양한 종목, 높은 환금성 때문이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차츰 투자자가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저렴한 수수료는 ETF의 큰 장점이 됐다. 일반 액티브 펀드의 보수가 연 2% 안팎인 것에 비해 ETF의 평균 투자 비용은 0.4% 수준에 불과하다. KOSPI200을 추종하는 ETF의 경우 수수료가 최저 0.07%에 불과하다.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국내 주식과 해외 주식은 물론 채권, 상품, 통화를 비롯해 레버리지와 인버스까지 137종목 중에 골라 투자할 수 있다. 금이나 은, 콩 등의 상품이나 중국 본토, 라틴아메리카 등 해외 주식까지 손쉽게 투자할 수 있고, 포트폴리오 분산에도 적합한 상품이다.
마지막으로 환금성이 높다. ETF는 주식처럼 거래소를 통해 쉽게 매매할 수 있다. 그리고 펀드와 달리 중도에 환매해도 수수료가 없다. 따라서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 요즘과 같은 박스권 장세에 유리하다.
상품별로는 ETF랩이 유망하다. 투자자 대신 증권사가 ETF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운용하는 상품이다. 소액으로도 투자 가능한 상품이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등락을 거듭하는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상품도 있다. 분할 매수 기법을 활용하는 ETF랩(또는 신탁)은 지수가 하락할 때 지수 ETF를 지속적으로 매수해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고, 지수가 상승할 때 지수 ETF를 지속적으로 매도해 차익을 실현하는 상품이다.
최근엔 국내 증시 부진 속에서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ETF가 가장 발달한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ETF(1400여 종목)를 활용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특히 해외 ETF에 대한 투자는 양도소득세(22%)만 부과되고 분리 과세가 되기 때문에 세금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문승현 한국투자증권 상품전략부 부장 steven.moon@truefrie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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