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등 신흥국 국채 펀드 장기투자 유망…기업대출 채권에 투자 '뱅크론' 고려할 만

입력 2013-06-11 15:47  

채권시장 전망

신흥국 현지통화 국채 상품, 환율 변동 위험 있지만 저금리 시대 대안으로 매력
새 투자 대안'뱅크론', 금리상승 위험 방어 가능…회사채보다 선순위 장점



저성장과 저금리는 바다 건너 일본 얘기가 아니다. 바로 한국이 직면한 현실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6%로 예상했다. 채권금리(국고채 3년 기준)도 성장률을 반영하면서 2% 후반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기준금리를 2.5%로 0.25%포인트 인하한 것도 한국은행이 전망하는 올해 성장률이 낮아졌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가 위축되면서 경기에 민감한 산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 있다. 한국의 산업구조는 건설, 기계, 조선, 철강과 같이 경기에 민감한 자본재 산업에 집중돼 있다. 5월 수출 자료를 보면 한국의 수출 품목은 정보기술(IT) 제품과 자동차를 제외하면 뚜렷하게 수출이 증가하는 품목이 없다. 새 정부가 ‘창조경제’를 외치는 것도 새로운 성장동력이 없어서라는 설명도 가능하다. 전통산업으로는 더 이상 경제를 이끌고 갈 수 없는 위기에 처한 것이다.

여전히 경기 회복이 묘연한 상황이어서 정부는 경기 부양책으로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반기에도 금리가 상승하기보다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기준금리를 내리면 그나마 가계 부채로 허덕이는 가계의 이자 부담은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채권시장 매력 떨어져

기업들의 부도 위험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회사채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 저금리 시대에 투자자들에게 추가 수익을 만들어주던 저등급 회사채 시장은 기업들의 워크아웃과 법정관리로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작년 웅진 사태를 시작으로 최근 STX팬오션 법정관리 신청 등 기업들의 부도 위험이 증가하면서 크레디트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그만큼 국내 채권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매력을 느낄 만한 상품이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안정성만 따진다면 예금상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높은 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한국에서는 더 이상 투자 대안을 찾기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는 현실이다.

○신흥국 국채 관심 필요

따라서 해외에서 답을 찾을 필요가 있다. 우선 신흥국 국채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신흥국 국채 중에서는 브라질 채권이 대표 상품이다. 브라질 채권처럼 단품 채권에 투자하는 방법이 있고, 펀드 형식으로도 투자할 수 있다. 브라질 채권의 경우 최근 환율 상승으로 수익률이 저조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생각이다. 최근 브라질이 토빈세(외환거래세로, 100원을 투자할 경우 6원은 세금으로 내고 나머지 94원만 브라질 유가증권에 투자할 수 있는 제도)를 폐지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예전에는 브라질 채권 투자자들은 토빈세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최소 2~3년 이상 투자해야 했지만 토빈세 폐지로 이 같은 제약이 사라졌다.

단일 국가에 투자하는 방식을 원하지 않는 투자자에게는 분산 투자가 가능한 신흥국 국채 펀드를 제안한다. 글로벌 펀드 상품 중에서 저금리 시대 대안이 될 수 있는 투자 상품이 바로 신흥국 현지 통화 국채 상품이다. 신흥국가의 국채 상품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달러화 같은 기축통화로 발행된 국채에 투자하는 상품과 다른 하나는 해당 국가 통화로 발행된 국채에 투자하는 상품이 있다. 기축통화로 발행된 채권 상품은 가격이 높아 고평가에 대한 우려가 아직 있다. 반면 환율 변동의 위험이 있긴 하지만 자국 통화로 발행된 신흥국가의 국채 상품은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다만 투자할 경우 환율 변동에 대한 위험은 감수해야 한다.

○뱅크론 투자도 새로운 대안

다소 생소하지만 뱅크론(Bank Loan·기업대출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란 상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상품은 하이일드 채권(저등급 회사채) 시장이 과열되면서 대안으로 부상한 상품이다.

뱅크론은 미국 기업들이 은행에서 대출한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 상품의 장점은 두 가지다. 첫째 변동금리라는 점이다. 금리 상승 위험을 방어할 수 있다는 얘기다. 둘째 같은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보다 선순위 구조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A라는 기업이 은행에 담보를 제공하고 대출한 대출채권과 채권시장에서 발행한 회사채는 동일한 기업의 대출과 채권으로 취급된다. 그러나 그 기업이 부도가 날 경우 얘기가 다르다. 담보를 제공받은 대출은 회수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회사채는 변제받기 어려울 수 있다. 뱅크론 상품은 금리 상승에 따른 위험을 방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업이 발행한 동일한 등급의 회사채에 비해 선순위가 있어 새로운 투자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이 상품을 파생결합증권(DLS)으로 준비하는 증권사도 있다고 하니 상품의 접근성은 더욱 용이해질 전망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다. 저금리 시대에 투자자들이 곱씹어 볼 만한 문구다. 금리 상품도 눈을 돌리면 다양한 상품들이 존재한다. 공부하지 않는 투자자들은 이제 3%도 안 되는 수익률에 만족해야 한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상품을 찾아 나선다면 주식 못지 않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금리 상품은 다양하게 있다. 좀 더 공부하고 위험을 관리해 1%포인트라도 더 높은 수익률을 얻기 바란다.

박형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hm.park@shinh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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