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당국회담 무산] 北, 김양건 안 보낸 건 부총리급 판단

입력 2013-06-11 17:17   수정 2013-06-12 01:30

수석대표 '격' 신경전 왜


남북당국회담의 수석대표 격을 둔 남북간 기싸움은 회담 개최를 하루 앞둔 11일까지도 이어졌다. 북한은 이날 오후 3시까지도 대표단 명단을 통보하지 않았다.

수석대표의 격을 두고 남북간 시각차가 발생한 것은 남북 당국의 조직 구조 차이 때문이다. 북한의 대표적인 대남기구는 노동당 산하의 통일전선부다. 과거 남북대화국면은 통일부와 북한 통전부간의 이른바 ‘통·통 라인’이 주도해왔다. 하지만 2008년 한국에서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통일부의 위상이 낮아지고 북한 내에서도 통전부 내 대남일꾼들이 대거 숙청되면서 통·통라인은 가동 중단됐다.

통전부장의 위상에 대해서도 남북간 평가가 다르다. 정부는 통일부의 카운터파트가 통전부인 만큼 통일부장관의 상대로 김양건 통전부장이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북한은 김양건 부장이 당 대남비서의 지위를 겸직하고 있는 만큼 남한의 부총리급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통전부의 기능도 통일부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통전부는 남북대화 뿐 아니라 정보·공작·선전 등을 포괄하고 있는 만큼 통일부의 기능을 넘어선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실제 김양건 부장은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김만복 국정원장의 카운터파트를 맡았다.

북한의 내각에는 우리의 통일부에 해당하는 기관이 없다. 때문에 북한은 역대 장관급회담에서 일종의 무임소역할을 하는 ‘내각책임참사’를 수석대표로 내보냈다. 북한은 대남 발표 등의 창구로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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